-尹 대통령 부부, 한남동 관저 회담 결정… "사우디, 우리나라 중동 최대 파트너"
-빈 살만 왕세자 "에너지, 방위, 인프라 등 한국과 협력 획기적으로 강화" 언급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만나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차원에서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 투자협력·20여건의 양해각서(MOU) 체결·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 기회 확대 등 수십조원에 달하는 실질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반도 등 역내 정세 안정에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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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방한… 에너지·방위·인프라·건설 등 획기적으로 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회담, 단독회담에 이어 공식 오찬을 함께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에 이어 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며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수교 이래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개발, 탄소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방산 분야에서는 사우디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희망했다고 부연했다.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도 합의했다. 또한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투자·방산 협력과 문화·인적교류,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의 위협 억제와 비핵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한-사우디, 회담 맞춰 수십조원 규모 협약= 한국과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한국이 ‘제2의 중동 특수’를 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투자포럼을 열고 MOU도 잇따라 체결했다. 포럼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참석해 MOU 체결식을 지켜봤다. 이날 체결된 양국 MOU 및 투자 계약 건수는 각각 23개, 3개다. MOU마다 예정된 사업비는 ‘조(兆)’ 단위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대로템은 사우디 투자부와 네옴시티 철도 협력 MOU를 체결했다. 네옴시티 내 철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향후 현대로템이 사우디 고속철을 수주할 경우 국산 고속철의 첫 수출 성과가 된다. 사우디 고속철 사업 규모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력도 추진된다.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 5개사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65억달러(약 8조6000억원)를 투입해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40만㎡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은 친환경 수소다.


사우디 측의 대규모 투자도 이뤄졌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자회사인 에쓰오일은 울산에 약 8조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 사업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국내 건설사 3곳과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이뤄진 단일 외국인투자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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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예우'… 관저 회담 제안한 尹 대통령= 양국 정부는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의 친밀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빈 살만 왕세자에게 각별한 예우를 갖추고자 윤 대통령이 회담장을 한남동 관저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40여분간 진행된 고위급 회담은 리셉션장에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단독 환담 또한 40여분간 가족공간(거실, 정원)에서 이뤄졌다. 우리 정부와 사우디 정부 장관들간 실무 회담이 진행되는 사이 대통령과 왕세자는 통역만 대동한 채 정원을 산보하며 단독 환담을 나눴다.


한남동 관저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손님을 맞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방한한 각국 정상과의 만남을 모두 대통령실에서 진행했다. 이번 관저 회담이 열린 것은 관저 공사가 최근에서야 끝난 것도 있지만 한국 정부가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그만큼 신경을 쓴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실제 이날 오후 예정된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사전환담을 비롯한 회담 및 공동언론발표는 모두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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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를 찾은 인원도 적지 않다. 우리 측에서는 기획재정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실 1차장, 경제수석, 홍보수석, 주사우디대사 등이 배석했고 사우디 측에서는 에너지부 장관, 국무장관, 내무부 장관, 국가방위부 장관,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상무부 장관 겸 공보부 장관대행, 투자부 장관, 경제기획부 장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 등이 참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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