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통화정책 독립 불가
국가간 자본이동 美 금리따라 결정
금리보다 '금융 안정성' 우선해야
자본유출 규제…외화유동성 확보

[논단]글로벌 금융 사이클과 금리
AD
원본보기 아이콘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선을 넘나들면서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와 외환정책 운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연관해 '글로벌 금융사이클(GFC)론' 또한 조명을 받는다. 이 이론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헬렌 레이 런던비지니스스쿨(LBS) 교수가 구축했다. 이론은 특히 신흥시장국 금리와 외환정책에 많은 정책적 시사점을 주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글로벌 금융사이클론은, 세계 은행들의 신용공급과 자산가격이 동조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서 순환 변동하고 있음에 주목한 이론이다. 대차대조표 악화를 우려하는 세계 은행들의 위험회피 성향으로 글로벌 신용공급, 즉 국가 간 자본이동은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인 VIX에 의존한다. 그리고 VIX는 미국 금리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결국 국가 간 자본이동이 미국 금리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주장이 요지다.


이 이론은 4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 먼저 자본시장을 개방한 신흥시장국은 변동환율제도를 선택해도 독립적 통화정책 사용이 어렵다는 점을 짚는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로 인한 자본유출입 충격을 환율이 흡수해 독립적인 통화정책 사용이 가능하다는, 기존의 이론을 부정한다. 이러한 시각은 국가 간 자본이동이 양국의 금리 차이보다 세계 은행들의 위험회피 대출행태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에 나왔다. 이는 결국 신흥시장국은 자본자유화와 독립적 통화정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금리인상으로는 자본유출로 인한 금융위기를 막기 어려우니, 그 대안으로 사전적인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를 제시한다. 금융회사의 비핵심부채에 대한 부담금 부과 등의 방법으로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확보해 놓으면 비록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이 발생해도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의 목표로는 금융안정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통화당국이 물가와 경기 외에도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는 금융안정성을 또 다른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급격한 금리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본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부실 대출을 줄여서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완만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금융안정을 위해서 유동성 확보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신 총재가 환율상승에 대한 우려보다 외화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도한 자본이동과 환율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규제와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과도한 자본 유출입과 환율의 변동성은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어 규제와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과거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외화건전성 부담금·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에서 은행의 외화차입에 부담금을 부과한 바도 있다. 다만 이러한 견해는 자본이동 규제와 외환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대신 최근에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은 금융안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과도한 자본유출입과 환율변동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는 주식투자 증대로 과도한 자본유출입과 높은 환율 변동성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부채 증가와 자산가격 버블로 금리인상과 금융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금은 글로벌 금융사이클론이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고려한 정책당국의 신중한 정책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AD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