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포통치’ 펼치나 … 탈레반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 시행”
극단적 처벌 방식 ‘후두드’, 쿠란의 형벌 원칙 ‘키사스’ 이행 강조
중·고 여학생 등교 금지 등 여성 인권 탄압 비판 거세
아프가니스탄 여성 30여명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소재 카불대 앞에서 대학 측의 여학생 기숙사 퇴실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사법부에 지시했다. 지난해 8월 재집권 이후 유화 행보를 보이던 탈레반이 과거 1차 집권기(1996∼2001년)의 공포 통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판사들에게 샤리아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아쿤드자다 지도자는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며 "이는 샤리아의 결정이자 나의 명령인 동시에 의무"라고 강조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투석·손발 절단·태형 등 극단적인 처벌방식을 담고 있어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잘 알려진 비례 대응 형벌 개념이다. 다만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이같은 형벌을 그대로 적용하는 나라는 적다.
탈레반은 과거 1차 집권기 시절 대형 운동장이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공개 처형을 집행했지만, 지난해 8월 탈레반 재집권 이후 공개 처형과 같은 극단적인 처벌 사례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정치전문가인 라히마 포팔자이는 AFP통신에 "탈레반이 진정으로 후두드와 키아스를 시행하려 한다면, 그 목표는 아프간 사회에서 단계적으로 사라졌던 공포를 다시 만드는 것"이라며 "탈레반은 신정(神政) 체제를 세워 무슬림 국가 사이에서 종교적 정체성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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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레반은 교육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등 여성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재집권 초기 여성들의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지난 3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금지했다. 최근에는 샤리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놀이공원, 헬스장, 공중목욕탕에 대한 여성의 출입을 막았다. 또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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