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덮친 코스피…50조 유동성+美 긴축 속도조절론에 웃을까
회사채 시장 진정 여부·주요국 긴축 정책 향방 따라 코스피 방향성 결정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강도 통화정책과 고금리 공포 등 글로벌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얼어붙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신용위기까지 덮쳤다.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냉각되면서 촉발한 채권시장 불확실성은 코스피를 2200선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모습이다. 이번 주 주식시장은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주가 흐름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회사채 시장의 진정 여부, 주요국 긴축 정쟁의 향방에 따라 코스피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코스피는 35.14P(1.59%) 오른 2248.26으로 장을 시작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결정한 소식에 일단 상승 출발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가동하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으로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심리가 높아지며 2%대 상승한 점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증권가는 이번 주(24~28일) 코스피가 2150~2250의 중립 수준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부적으로는 레고랜드 사태 발 단기자금 및 회사채 시장 불안의 진정 여부를 가져갈 수 있을지 관건으로 꼽았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실물 경기 지표 발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미국 물가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 스피는 2200선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수준의 주가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9월 중국 실물경기와 미국 물가지표 등 주요국 경제 데이터 발표가, 내부적으로는 채안펀드 매입 개시에 따른 단기 자금시장 불안의 진정 여부로 양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레고랜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 이후 단기 자금시장 불안이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확산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증권사와 중소형·지방 건설사 측 유동성 우려를 자극했다. 삼성증권은 레고랜드 사태가 증권사, 중소형·지방 건설사 측 유동성 우려를 자극해 증시 내부의 악재로 가세했기 때문에 심리 불안 진정과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정책당국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채안펀드 여유자금 매입 재개 등의 시장개입을 본격화했다는 점은 사태 진화를 가능하게 할 긍정 요인"이라며 "이후 불안 심리 진정과 투자 심리 회복 여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 자금시장 문제가 신용 스프레드 확산으로 이어진 점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고 봤다. 코스피는 과거 신용위험 구간에서 역대 가장 낮은 주가순이익비율(PBR)을 기록했던 바 있다. 2003년 카드채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 위험은 금리 인상과 단기 자금시장 문제로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앞선 세 차례 사례는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자본 비용으로 눈을 돌렸을 때 밸류에이션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지만, 관건은 제조업 전이 여부인데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 역할론을 고려하면 제조업 전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주요국 긴축 기조는 코스피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ECB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로이터통신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1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와 재정위기가 상존하지만, 금리 인상을 가속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1월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블랙아웃(발언 금지) 기간에 돌입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영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서프라이즈 등으로 다시 시장의 시선이 긴축정책으로 쏠리고 있다‘며 "중요 이벤트와 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주식시장은 이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Fed의 통화정책 속도 조절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증시 상승 재료로 여겨지고 있다. WSJ는 Fed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12월에는 그보다 작은 폭의 금리 인상 여부와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노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에 따른 주식시장 반등이 가능하다"고 짚기도 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벳,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부터 코카콜라, 맥도날드, 엑손 모빌, 셰브런 등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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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미국 증시 변동 폭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가 26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는 27, 28일에 3분기 확정치를 발표한다. 김 연구원은 "실적 발표 기업들이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종목인 만큼 향후 경기와 소비에 대한 전망, 가격 전가력 및 비용 대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3분기 실적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향후 실적 경로에 대해 어떤 가이던스를 발표하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지수와 밸류에이션 수준에서는 부화뇌동격 투매 동참보다는 보유가, 속절없는 관망보다는 전략 대안에 따른 저점 매수 대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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