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크라 무기제공 안해"…러-이란 협력에도 균형외교 고수
"제한선 내에서만 우크라 지원할 것"
이란산 드론 수입 논란에도 러와 관계 유지
러시아계 유대인 비중 높아…대러제재도 불참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방공시스템 지원을 거부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적국인 이란이 러시아에 무인기(드론)와 탄도미사일 등을 지원하고 교관을 파견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대러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외교를 고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 정부는 시리아 내전 등 중동 정세에 깊숙이 개입해있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과 깊게 유착된 러시아계 유대인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에 무기체계 제공못해"…조기경보시스템은 지원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현지 주재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아이언돔(Iron dome)' 등 방공시스템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간츠 장관은 "이스라엘은 다양한 실무적 고려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체계를 제공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의 제한선 내에서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측은 적국의 군용기, 미사일 격추가 가능한 방공시스템은 무기체계에 속한다며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간츠 장관은 "다만 생명을 구하는 방어적 목적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지원키로 결정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방공시스템과 함께 요청한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해서는 지원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거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의 적국인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과 탄도미사일 등을 공급한 정황이 알려지고,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동참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균형외교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간츠 장관도 해당 여론을 의식한듯,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문제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무인기 외에도 가까운 미래에 첨단 무기를 러시아에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란은 무기를 팔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런 일들이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인구 15% 이상이 러시아계…푸틴 정권과 유착
이스라엘은 현재까지도 균형외교 원칙을 주장하며 미국과 EU 등 서방국가들의 대러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시리아 내전 등 중동정세에 이미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우려해 외교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정·재계에 포진된 러시아계 유대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러시아계 유대인은 약 150만명 정도로 전체 920만명 정도인 이스라엘 인구의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인 1948년, 러시아계 유대인들과 함께 당시 소련 스탈린 정권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 정계와 재계에서 러시아계 유대인들이 차지한 비중도 크기 때문에 중동 내 대표적인 친미국가라 해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푸틴 정권과 유착된 러시아의 신흥재벌, 일명 올리가르히들 중에도 러시아계 유대인이 포함돼있다. 전 첼시 구단주이자 현재 우크라이나와의 주요 협상 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알려진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