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기침체 13번 언급한 Fed…불러드 "美금리 4.75%까지 인상해야"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동향 보고서에 '경기침체(recession)'를 무려 13번 언급하며 한층 어두워진 경기전망을 드러냈다. 전국 곳곳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보고됐을뿐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노동시장 냉각 현상도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침체 경고에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고강도 긴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표적 '매파'로 불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4.7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 베이지북 살펴보니..."일부서 노동수요 냉각"
Fed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 미국 내 경제활동이 전체적으로 완만하게(modestly) 확장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밝혔다. 베이지북은 9월 중순부터 10월7일까지 Fed 내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다음달 1~2일 열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내 경제활동은 전체적으로는 완만했으나, 산업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4개 지역은 이전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2개 지역은 높아진 금리,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로 인해 수요가 둔화되거나 약세를 나타냈다. 베이지북은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임금 지불을 추가하는 일을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는 전국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확인됐다. 보스턴 연은은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경기 전망이 점점 비관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고용을 동결한 기업도 확인됐다. 필라델피아 연은 역시 "경기침체 언급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연은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향후 몇달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베이지북에서 경기침체라는 단어는 무려 13차례 등장했다. 10차례 언급된 9월 베이지북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노동시장도 일부 지역에서 냉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절반가량의 지역은 채용 및 인력 유지의 어려움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지만, 몇몇 지역은 노동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이 불경기 우려 속에 신규 채용을 망설이고 있다는 보고도 포함됐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약간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담겼다. 베이지북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대체로 누그러졌다"면서 "임금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세는 둔화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경기 진단은 올 들어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이날 상무부가 공개한 9월 주택착공건수는 전월 대비 8.1%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훨씬 밑돌았다. 특히 단독주택 착공건수는 2020년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최근 7%를 넘어서면서 주택시장 냉각 조짐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미 주택건설업자들의 체감경기를 측정하는 10월 주택시장지수(HMI)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를 제외하고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경기침체 경고도 쏟아진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에 이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 이사회 의장도 경고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 영상을 올리면서 "그렇다. 지금 경제에 대한 가능성은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4.5~4.75%까지 올려야" Fed인사 매파 발언 이어져
Fed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유력시된다. 이 경우 4연속 자이언트스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Fed가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5% 이상 반영하고 있다.
Fed 당국자들로부터 매파 발언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 매파 인사인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의미 있는 하방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4.5% 또는 4.75%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금리가 3.0~3.25%임을 고려할 때 최소 1.5%포인트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앞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내년 초 미국 금리 전망 상단으로 밝힌 수준과 동일하다. Fed는 지난 FOMC 이후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중앙값으로 4.4%, 내년 전망치로 4.6%를 제시한 상태다. 이후 공개된 미국의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뛰자,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내년 2월 미국의 금리 전망치를 5.0~5.25%로 상향하기도 했다.
불러드 총재는 내년 초까지 고강도 긴축이 이어진 이후 2023년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러한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한 뒤, 이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책 방향을 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Fed가 금리를 영원히 올리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로 평가됐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한 온라인 행사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서비스, 임금 관련 인플레이션을 향후 통화정책 방향의 두가지 핵심요소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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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카리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오름세를 멈췄다는 증거를 찾고 있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 전까지 금리 인상을 중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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