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업체 서류제출 마지막 날 돌연 입찰공고 취소…통합발주→분리발주 이유

일선 건축업계 "대형·고난이도 '실시설계 기술제안' 특성상 분리발주 어려워"

시 "관련 단체 등과 협의·검토·법령 해석까지 마쳐…분리발주가 더 이익 판단"

2025년 완공 예정 '순천신청사' 지연 불가피 '오락가락' 행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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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순천의 미래 100년을 담아낼 순천시민의 집'으로 소개한 전남 순천시 신청사 완공이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공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도중에 취소하면서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장천동 일원에 부지면적 2만6758㎡, 건축 연면적 4만7048㎡,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신청사 준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역량 있는 업체 참여를 유도키 위해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 방식을 선정해 지난 6월 조달청과 시설공사 맞춤형서비스 약정을 체결하고 8월 입찰안내서 심의를 완료했다.

지난달 23일 입찰 공고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청한 업체들의 서류제출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마감 2시간을 앞두고 돌연 입찰 공고를 취소했다.


당초 시는 '통합 발주'로 입찰 공고를 냈지만 '분리 발주'로 바꾸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의 100년을 이끌어갈 신청사 건립이라는 대형 공사 중요한 시작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기술제안 입찰방식은 발주기관이 교부한 설계서를 검토한 후 입찰자가 기술제안서를 작성해 입찰서와 함께 제출하는 입찰 방식이다. 상징성·기념성·예술성 등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고난이도 기술을 요하는 시설물에 적용된다.


기술제안 입찰공사는 건축·구조·토목·조경·전기·정보통신·소방 분야를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해 제출된 기술제안서를 평가 심의해 실시설계자와 시공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분리발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건축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9년 목포경기장 건립공사, 2020년 창원현동 공공주택 건립공사·경기도시공사 융복합센터 건립사업·평택 평화예술의 전당 건립사업·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공사, 2021년 곡성군 신청사 건립사업, 2022년 나라키움 대전통합청사 신축공사 등 기술제안 입찰의 경우 분리발주의 사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업계 관계자들은 대규모 건축공사를 분리발주로 진행한다면 건축공사업체·전기·정보통신 업체 간 공사 협의 및 공사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기술형 입찰의 분리발주는 사실상 어렵고 분리발주할 경우 기술형입찰의 목적에 어긋나며 고난이도의 대형공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2025년 말 완공 예정이었던 사업은 2026년 초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당초 통합발주로 진행한 것은 분리도급의 신속성과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 등의 이유였지만 전기·통신·소방 등 관련단체와 협의하고 검토해보니 분리발주가 더 나은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전체적인 법령 해석도 마쳤으며 분리발주로 진행하는 것이 중소기업에도 더 이익인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이어 "2~3개월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신속하고 투명한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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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리발주로 진행할 경우 공사 중 업체 간 협의하는 과정이 발생할 수 있어 완공 예정일은 2~3개월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킨 행정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건축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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