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에는 몽둥이" 北 도발에 여당 강경론 분출…지지율 상승 이끌까
'민주당 뭐하나' 비판부터 '자체 핵무장' 강경책 논의까지 봇물
안보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지지율 상승 노렸다는 분석도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북한의 연쇄 무력 도발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자 여당이 안보 의제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북한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강경한 북핵 대응을 촉구하면서 국정 주도권 확보와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경제를 강조하며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13일과 14일 포병 사격,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등 연쇄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낙탄 지점이 9·19 군사합의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이 금지된 북방한계선(NLL) 북방의 해상완충구역인 것으로 밝혀져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 중지를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6일 "치밀하게 계획된 도발이자 의도된 일련의 도발 시나리오의 시작일 수 있다"며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여당은 북한의 무차별 도발을 규탄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소극적인 대응을 성토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삶은 소대가리 앙천대소할 일'이라는 욕설을 먹으면서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눈치만 살핀 이유는 무엇인가. 이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왜 (민주당은) 북한에는 한마디 못 하고, 북핵 위협 규탄 결의안에도 동참하지 않는 것이냐"고 일갈하며 야당에 선명한 대북 메시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17일 '북핵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며 무력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을 예고했다.
강경한 북핵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 사이에선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있다. 안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전술핵 배치나 핵무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다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과감한 자위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핵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이 안보 이슈에 대한 논의를 쟁점화하는 것을 두고 지지층 결집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 민주당 38%·국민의힘 32%로, 전주 1%P 앞섰던 국민의힘이 다시 역전당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같은 조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전략으로 여당 지지층의 43%는 '평화·외교적 해결책 계속 추진', 47%는 '평화·외교적 해결책은 효과가 없으니 군사적 해결책 필요'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기준 67%가 평화·외교적 해결책을, 25%가 군사적 해결책을 지지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여당은 대북 현안에 민감한 지지층의 성향을 고려해 안보 이슈에서 주도권을 잡고 지지율 상승까지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대북 정책 논의가 지나치게 강경한 주장으로만 흘러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관계나 국제정치 역학관계를 고려한다면 자체 핵무장은 쉽게 나올 주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한미 핵 공유 협정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핵 억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전술핵 재배치 등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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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을 비판하되 안보가 아닌 민생·경제 이슈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안보 의제로 논의가 쏠리는 것을 막고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의 완충지대 포병사격을 규탄한다"고 밝히는 한편, 국민의힘을 겨냥해 "북한의 도발이 정치공세의 수단일 수는 없다"며 위기 상황에 불안감을 확산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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