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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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서울-마산 간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회사들이 경상남도지사가 직행형 시외버스 노선을 변경해 마산을 거쳐가도록 한 처분의 효력을 다퉜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앞서 유사한 소송에서 패소한 뒤에 내린 처분인 만큼 원고 회사들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서 내린 처분인 데다가 기존 시외버스 이용자들이 운행거리와 시간이 다소 늘어 겪게 되는 불편에 비해 마산 주민들이 누리게 되는 교통편의가 커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주식회사 동양고속과 주식회사 중앙고속이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낸 여객자동차 운송사업계획 변경개선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단에는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밝혔다.

고속형 시외버스 운송사업자인 원고들은 '서울-마산' 간 노선을 각각 1일 59회, 5회씩 운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남도지사가 2019년 3월 28일 '서울-창원' 간 시외버스 노선을 1일 4~5회 운행하는 경전여객자동차 주식회사와 천일여객 주식회사에 대해 마산 남부지역을 경유하도록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계획변경 개선명령 처분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원고 회사들은 재판에서 주위적으로는 경남도지사의 처분이 여객자동차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권한의 행사로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주장했고, 예비적으로는 처분 전에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를 거치지 않아서 혹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서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들의 이 같은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2심은 경남도지사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여 시외버스 노선을 변경한 경남도지사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처분으로 마산 남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증진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기존에 '서울-마산' 간 고속버스를 운행하던 원고 회사들의 수익이 줄어들었고, 나아가 기존 시외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의 교통불편도 늘어났는데 이들이 침해받는 사익과 공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결을 원용해 "행정청이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했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 그 행정행위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해서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이 증명책임을 진다"고 전제했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은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이익형량을 했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경남도지사가 2016년 3월 또 다른 시외버스 회사에 대해 마산 남부지역을 경유하도록 운행경로를 변경하는 개선명령을 내렸다가 원고 회사들로부터 소송을 당해 3개 노선 중 1개 노선에 대해 취소 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에 비춰 볼 때 위 소송이 종결된 후 이 사건 처분을 할 당시 피고는 원고들의 운행현황과, 이 사건 처분과 같은 개선명령이 원고들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들에 대해 의견을 조회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대안을 살펴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원고들을 비롯한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운행현황과 수익에 대한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 선행처분(2016년 내린 개선명령)으로 비로소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과 서울 사이를 운행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신설됐으나 그 운행횟수는 1일 3회에 불과했고,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운행되는 시외버스 노선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음에 비춰 이 사건 선행처분만으로는 마산 남부지역의 수송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고 보이는 점, 피고가 관할 구역 내 도시개발 현황 등을 고려해 이 사건 처분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마산 남부지역의 수송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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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참가인(시외버스 운행사)들의 기존 노선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운행거리와 시간이 다소 늘어나게 되는 등 교통상 불편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처분으로 증대되는 마산 남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에 비하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일 뿐만 아니라 처분에 앞서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더라도 쉽게 예상해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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