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맞아 인플레 감축법 극복 집중
정 회장, 두 달 연속 美 출장…해법 찾기 고심

편집자주"현대차를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1999년 3월, 정몽구 현대차 이사회 의장 취임)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2020년 10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2년째를 맞는다. 정 회장은 일찌감치 회사에 들어와 자동차를 둘러싼 다양한 일을 맡았으나 회장 취임 당시 맞닥뜨린 현실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내로라하는 선진국 기업을 중심으로 100여년간 다져졌던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한 토대를 깔았다면, 정의선 회장은 이를 이어받아 산업의 격변기를 헤쳐나가야 할 임무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잘했던 일을 가다듬는 수준을 넘어, 그간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을 시도하고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고 보는 것도 그래서다. 2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이 일궈낸 성과를 살피고 남은 과제를 점검해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 4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The 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을 수상한 뒤 뉴스위크 특집호 표지 대형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 4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The 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을 수상한 뒤 뉴스위크 특집호 표지 대형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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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취임 2주년을 앞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제조사 톱3에 올라서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은 그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 왔던 전기차 분야에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지배구조 개선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 회장의 결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가장 급한 불은 인플레 감축법이다. 이 법의 시행령 발표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플레 감축법은 북미에서 생산된 친환경차에 한해서만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이 예정대로 내년부터 이 법을 시행하면, 한국산 친환경차는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인플레 감축법 대상에는 일반 전기차(EV)에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모두 포함한다.

인플레 감축법 여파는 이미 시작됐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현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나 7월 4위, 8월 5위로 순위가 밀렸다. 특히 8월17일 이후 계약한 소비자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이 법안이 본격 반영되는 올해 말부터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모든 친환경차를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지을 예정이지만, 같은 해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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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업계도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실타래 풀기가 여의찮은 실정이다. 정 회장도 직접 해결책 찾기 위해 지난 8월 미국 뉴욕, 조지아 등을 방문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에도 연이어 미국 출장길에 올라 LA 현대차 판매법인을 방문해 현지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인플레 감축법이 시급한 만큼 이에 대응한 판매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배구조 개편도 당면한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유일한 그룹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으나 무산된 바 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려 했지만, 현대모비스 저평가 논란이 커지면서 이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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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지배구조 개편은 사업구조 개편을 수반해 명분과 효과를 극대화한다"며 "최근 이어지는 현대모비스의 현금출자와 현물출자는 과거와 다르게 지배구조 개편의 공식을 바꾸고 활용 가능한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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