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극단 선택 일가족…빚더미 가장만 홀로 남아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이렇게 살 바에야 다 같이 죽자"
홀어머니 아래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란 A(49)씨는 결혼을 해서도 팍팍한 생활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나의 주선으로 입사한 작은 규모의 건설회사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해 입사와 퇴사를 반복했다.
A씨 부부는 빚이 점점 쌓여 갔고 적은 수입에서 대출이자까지 감당해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궁여지책으로 보험계약 대출을 추가로 알아봤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수년간 이어져 온 우울감이 극심해졌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결심했다. 부모 없이 홀로 남겨진 딸(8)이 고아로 힘들게 살기 보다는 함께 세상을 등지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마저 내렸다.
A씨 부부는 제주도에서 마지막 가족 여행을 즐기고 2021년 6월 전남 한 자택으로 돌아와 사전에 계획한 극단적 선택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딸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여 잠재운 뒤 배게로 눌러 질식사하게 만들었고, 뒤이어 아내도 목을 매는 행위를 하던 중 다량 복용 탓에 약물 중독으로 호흡 중추가 마비돼 사망에 이르렀다.
A씨는 신경안전제 복용량어 적었던 바람에 살아 남았다.
당시 현장에는 남편이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문서와 아내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으며, 딸에 대한 죄책감이 드러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A씨는 법정에서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고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아내와 딸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며 살인과 자살방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가족과 함께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점과 딸의 몸에서 유전자 정보가 다수 검출된 점, 부검 감정의와 법의학자의 의견 등을 토대로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을, 2심 재판부는 이보다 무거운 형량인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 이승철 부장판사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절대적 가치인데, 피고인은 누구보다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버렸다"며 "자신의 삶을 채 펼쳐보기도 전에 사망하게 됐고,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가 97만원 목표"…고수들은 이미 주시중, 이제 ...
이어 "범행 동기를 살펴봐도 피고인은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에 처지를 비관해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보이나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참작한 만한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밖에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 이후 정황 등 여러 조건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