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항우연, 14일 오전 결정
"강풍에 이송-거치 작업 어려워"
15일에서 16일로 하루 연기

"세계 7대 우주강국 진입엔 인내 필요"…누리호 2차발사, 강풍에 하루 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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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5일 예정됐던 대한민국의 첫 독자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강풍 등 기상 조건 악화로 인해 하루 연기됐다. 전세계 우주 발사체 개발 역사에서 고장이나 기상 조건 등으로 인한 발사 차질은 흔한 일이다. 특히 기술적 문제로 발사하고도 실패한 역사는 수두룩하다. 아무리 '빨리 빨리'가 국가 브랜드인 한국일지라도 국제적으로 제대로 된 우주 발사체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기다려 줘야 하는 이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누리호 2차 발사를 당초 15일에서 16일로 하루 연기한다고 14일 오전 밝혔다.KARI는 이날 오전 일찍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비행시험위원회,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 KARI는 "오늘 나로우주센터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향후 더 세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발사대 기술진의 완전한 안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ARI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누리호 기체의 이송 및 발사대 거치를 하루 연기해 15일 실시한 후 2차 발사는 16일 진행할 예정이다.

누리호와 같은 우주 발사체의 발사 기상 조건은 사실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온도는 섭씨 영하10도에서 영상 35도, 습도는 98% 이하(영상 25도 기준)에 대기압은 94.7~104kPa 등이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풍ㆍ고층풍 등 바람 세기와 우천 여부다. 지상풍이 너무 강하면 발사체를 이송ㆍ설치ㆍ발사하는데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진다. 평균 풍속 15m/s, 순간 최대풍속 21m/s 이상이면 사실상 발사 요원들의 안전한 작업이 불가능하다. 이날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이보다 더 강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고 있어 발사 준비 작업에 지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고층풍이다. 지상 10km 이상의 상공에서 부는 고층풍은 발사체의 자세ㆍ방향ㆍ속도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풍압 200kPa 이하에서만 발사하도록 돼 있다. 낙뢰 및 구름도 중요하다. 짙은 구름 속에 뇌운이 섞여 있으면 이를 뚫고 올라 가야 하는 우주 발사체 입장에선 위험 천만이다. 비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발사체 자체는 방수 처리가 완벽히 돼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200t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운반 차량이 비에 젖은 도로에 미끄러지거나 하면 큰일이다. 게다가 발사 준비 과정에서 기술진들의 작업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엄빌리칼 연결 때 로켓 내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도 주요 체크 사항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발사체 이륙 시점부터 궤도 진입 후 1주기 동안 유인우주선으로부터 최소 200km 이상 떨어지도록 하고 근접 시간에 2분의 여유를 고려하도록 돼 있다. 태양흑점 폭발ㆍ태양입자 유입ㆍ지자기 교란 등 태양 활동의 강도도 고려해야 한다. 각각 0~5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가장 위험성이 큰 4~5등급때는 위성ㆍ발사체간 통신이 어려워지거나 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기고 또는 궤도 오차 발생의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연기하게 된다.


이런 기상 영향 외에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ㆍ차질을 빚은 사례는 수두룩하다. 워낙 첨단 기술ㆍ소재와 고정밀 가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1984년 개발하기 시작했던 VLS가 고체 모터를 개발하지 못해 폭발 사고로 21명이 사망하는 재앙을 당한 끝에 2016년 프로젝트 종료를 선언하게 대표적 사례다. 유럽국가들도 1960~70년대 유로파-1, 유로파-2를 개발하다 3단 자동종단시스템ㆍ페어링 분리시스템을 제대로 못 만들어 모든 비행 시험에서 실패한 후 사업을 접었다. 미국은 퍼체론(Percheron) 발사체를 개발하다 산화제 탱크 가압시스템을 못 만들어 실패했고, 코네스토가(Conestoga) 발사체도 개발 도중 제어시스템 개발에 실패해 접었다. 러시아는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 성공에 대항해 달 탐사를 위한 N-I로켓을 만들다가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난항을 겪은 사례도 수두룩하다. 미국의 스페이스X는 팰컨1 발사체를 만들다가 추진시스템이나 엔진 진동현상을 잡지 못하고 단 분리에 실패하는 등 우여 곡절을 겪었다. 일본도 H-II로켓 개발 과정에서 공진 현상에 애를 먹었고 심지어 엔진 폭발 사고로 기술자가 사망하는 일을 겪었다. 인도도 GSLV 로켓을 개발하면서 저온엔진 기술 개발ㆍ이전에 난항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두 차례나 실패한 끝에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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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아스트라가 첫 상업용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아스트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형 위성 등을 실은 로켓 3.3을 발사했지만 1단과 2단 분리 직후 이상을 일으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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