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증시]리서치센터장 긴급 진단 "함부로 저점 매수하지 마라, 현금 보유 최고"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권재희 기자, 이민지 기자] "함부로 저점 매수, 투매 동참하지 마라, 현금 보유가 최고의 전략이다."
통제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공포'에 세계 금융 시장이 발작을 일으켰다. 14일 결국 코스피 지수는 2500이 붕괴됐다. 코스피가 2400대에서 움직이는 것은 2020년 11월13일(2493.87)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전날에도 시장(코스피 3.52%↓·코스닥 4.72%↓)이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88조원 증발하는 등 '블랙먼데이'가 연출됐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며 걷잡을 수 없이 오르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시장이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Fed가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시장을 강하게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포장세'에 '패닉셀(공포에 사로잡혀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는 것)'로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조언했다.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서지 말고 '현금 보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빅스텝' S공포 "코스피 바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체로 코스피 바닥을 2400까지 내다봤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해져서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은 계속 어긋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을 정점으로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물가가 계속 오르자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있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돼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적으로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6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에 나선 뒤 7월과 9월 각각 50bp 금리 인상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는 하반기로 지연될 듯 가능성이 크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 하단은 2400으로 제시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은 급속한 Fed 통화 긴축과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조기화를 기정사실로 해석해 경계감이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이끌 것"이라면서 "현 시장 심리 불안이 과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재정위기(그렉시트), 버냉키 쇼크 등 과거 글로벌 순환적 위기 발발 당시 수준으로 제한되는 경우라면 심리적 마지노선은 2400"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영증권은 하단을 예단하는 것이 무의미한 장이라고 전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겠냐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코스피 하단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장"이라고 전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의 둔화와 함께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돼 '경기 침체' 이슈가 외국인 수급 관련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 될 것"이라며 "7월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 확률이 70%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섣부른 '저점 매수' 금물…버틸 종목 버텨라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현금 보유'가 최선, '저점 매수'는 경계 등으로 요약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를 때도 과도하게 올라 거품이 끼고, 떨어질 때도 마찬가지로 기업 가치보다 과도하게 떨어지는 오버킬이 있다"면서 섣부른 저점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한국 주식이 저평가권역까지 간 상태라고 진단했다. 저평가권역이라고 해서 주가가 더 내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시간을 두고 감내하면 회복(리커버리)이 가능한 권역이라는 의미다. 김 센터장은 "빠진다고 급히 매도해 손실을 확정 짓는 것보다 우량 종목이라면 보유해서 일단 홀딩(보유)이 더 나은 투자전략"이라며 "다만 우량 종목(지속가능한 기업)은 홀딩이지만,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금 보유'가 최선의 전략이라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이 성장에 대한 부담을 줄 수 있어서 하반기까지 길게 보고 매수 시점을 찾아야 한다"면서 "반등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기 때문에 매수 시점을 조금 늦추고 지금으로서는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게 최고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방어적 성격의 보험주, 통신주 등을 눈여겨보고, 배당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인플레이션 프록시 역할을 하는 유가 안정화 여부 및 산유국의 유의미한 증산 이벤트가 해결의 첫 단추로 판단된다"면서 "장기 투자자의 경우 현금 보유 전략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증시 반등의 핵심은 2023년의 이익에 대한 신뢰성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지수는 이익에 민감한 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불확실성은 9월까지 이어지며 지수 반등 시 추세적이기보다 순환적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과대낙폭 업종 보유가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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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도 나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는 긴축 우려와 경기논쟁 확산으로 시장 심리적 마지노선을 위협하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4분기 국내외 증시는 9월 FOMC를 분기로 되돌림을 모색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재정비 우선순위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가능성을 고려해 설정함이 합당한데, 정유, 방산, 자동차, IT 대표주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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