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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테라·루나 대폭락과 가상화폐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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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대폭락이 가상화폐 시장에 일대 충격과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달 한때 119달러(약 15만3000원)까지 올랐던 루나 시세가 5월 중순엔 0.3~0.4원으로 거의 100% 폭락했다. 그에 따라 글로벌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국내거래소 업비트, 빗썸, 고팍스 등이 루나를 사실상 상장 폐지했고 너무 심한 대폭락이어서 향후 가상화폐 시장, 나아가 금융시장에도 추가 충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왜 이렇게 단기간에 폭락했을까. 업계에선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불안해진 상태에서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격 등이 대폭락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테라·루나의 상품구조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는 의견들이 대다수다. 테라와 루나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연 수익률 20%를 제공하는 앵커 프로토콜을 운영했는데 20%의 고수익률을 계속 낼 수 있는 자산운용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공격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자산운용, 예컨대 비트코인 투자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발생한 취약구조를 헤지펀드 등이 공격하면서 대폭락했다는 평가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명칭도 피해를 확대시킨 요인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공격적인 운용으로 코인 가치를 안정적으로(스테이블) 유지할 수 없다는 건 자산운용업계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향후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까. 우선 스테이블코인의 시장판도와 구조변화가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시가총액이 가장 크고 보통 테더로 알려진 USDT, 미국 대형은행에 달러를 예치해서 가장 안정적인 USDC(US달러 코인), UST(테라) 등 크게 3종류로 나뉘는데 이번 테라사태를 계기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지고, ‘안정성’이 강점인 USDC 중심의 재편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이미 USDC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 대부분 가상화폐들의 시가총액이 20~30% 줄어든 반면, USDC는 5% 이상 상승, 65조원을 넘겨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 연준이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할 때도 USDC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쇄 폭락사태는 일단 진정됐다는 의견들이다. 하지만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거의 매월 예정돼 있고 다음 달부턴는 통화 긴축도 시작된다. 주식·채권, 가상화폐 시장 어디든 펀드런(Fund-run)이 일어나면 현금 마련을 위해 매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뿐 아니라 미 의회 의원들도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서, 연내 가상자산규제법 제정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이 가상자산규제법 제정을 서두르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디지털 달러패권의 취약성을 강화하려 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 첫 번째 조치가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의 '가상화폐 연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 서명'이었고, 두 번째 조치가 이번 테라 사태를 계기로 급진전되고 있는 가상자산규제법, 세 번째는 아마도 향후 발행될 미 연준의 디지털화폐(CBDC)와 이를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시장의 재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가상화폐 '비(非)제도화'로 인한 위험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대선공약이었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서두르고 있다.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 활성화에서 규제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만들어 내되, 가상자산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 또한 글로벌 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법제도와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정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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