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CPI 상승률 8.3%…8개월 만에 둔화했지만 예상치 웃돌아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ECB도 11년 만에 기준금리 올릴듯

예상 웃돈 美 4월 소비자물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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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한층 강화됐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8.5%에 비해 하락하며 8개월 만에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월가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4월에 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모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코스카와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4월 CPI와 관련, "물가 상승세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하며 "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항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압력이 지속해서 둔화한다는 징후가 없다"며 4월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0.6%를 기록해 3월의 0.3%보다 되레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7월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확신할 수 없다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7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날 슬로베니아를 방문한 라가르드 총재가 "3분기 초에는 채권 매입에 의한 ECB의 자산 확대가 중단될 것이며 이후 머지않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는 몇 주를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채권 순매수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들에 물가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긴축 행보가 ECB의 신뢰도에도 중요하다며 "ECB가 가격 안정이라는 책무를 다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CB가 7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2011년 7월 이후 정확히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 ECB와 달리 Fed는 이미 지난 3월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이달 초에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Fed와 ECB가 긴축 행보에 속도차를 보이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유로는 달러에 대해 10%가량 약세를 보였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빈센트 모티에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개월 안에 1유로=1달러인 패리티(Parity)가 도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티에르 CIO는 Fed와 ECB의 통화정책 운용의 초점이 다르다며 이에 따라 유로가 달러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Fed가 통화정책 운용의 중심을 물가 억제에 두는 반면, ECB는 유로존 회원국 정부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티에르 CIO는 ECB는 취약한 유로존 국가의 부채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릴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향후에도 유로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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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루면 2002년 이후 20년 만이 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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