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교육부 블랙리스트 수사 속도…국책硏 원장 사퇴 압박 증언(종합)
한 달에 국책연구원장 세 명이 사표
"인사수석실 이야기"라며 사퇴 압박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조성필 기자]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부와 교육부 산하기관에서 사표를 내고 물러났던 기관장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부 국책연구원장들도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손광주 전 이사장과 교육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전직 이사장 A씨를 2019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국책연구원장들도 사퇴 지시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국책연구원장을 지낸 A씨는 3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이 전화가 와 청와대에서 이미 당신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며 "버텨봐야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당시 A씨의 임기는 2년이 넘게 남은 상황이었다.
A씨가 사직서를 내기 싫다고 하며 "누구의 뜻이냐"고 묻자, 당시 사무총장은 "인사수석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답했다. 사무총장은 또 이사회 구성상 정부 의견이 최소 한 명 더 많기 때문에, 아무리 버텨봐야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A씨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등 세 명이 12월에 사직서를 냈는데, 당시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임기는 1년 11개월, 1년 6개월, 6개월가량 남았었다.
또 다른 국책연구원장 B씨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진 않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B씨는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면 그때 더 자세한 내용을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자진해 사표를 제출한 국책연구원장 C씨는 문 정부가 출범 이후 '적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전 정부 때 임명된 사람에게 사퇴 압박을 줬다고 말했다. C씨는 "태풍이 멀리서 오는 것 같았다"며 "당시 전체적인 분위기가 적폐를 몰아내자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취임 직후 10여 명의 국책연구원장들은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은 총리실을 비롯해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등 여러 산하기관장에게도 사퇴 종용이 있었다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동부지검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여타 부처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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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도읍 진상조사단장은 "산업부, 과기부 산하 공공기관장 뿐만 아니라 국무조정실 산하 국책연구원의 전 정권 임명 기관장에 대해서도 사퇴 종용이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며 "검찰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전 부처에 걸쳐 자행된 블랙리스트 고발 사건이 지난 3년간 수사가 지연된 만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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