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홈술러는 소맥, 가산 야근족은 삼김" [빅데이터로 그린 편의점 지도]
서울 밤도깨비들, 편의점 나들이 공식은
산단·대학가 간편식 매출 높아
가산, 주먹밥·면류 매출 1위
역삼1동, 오피스·1인가구 밀집
도시락·각종 주류 매출 최고
코로나 인한 혼술문화도 한몫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임춘한 기자] 전국 5만개, 서울에선 슬리퍼를 신고 다닐 수 있는 '슬세권' 내에 편의점 한두 곳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같은 특성에 편의점의 카테고리별 매출 데이터는 곧 해당 지역 상권 특성을 비추는 바로미터가 된다. 서울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라면 등 간편식은 금천구 가산동이, 소주·맥주·막걸리·위스키 등 주류는 강남구 역삼1동이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서 야근… 주먹밥·라면은 가산동이 대장"
24일 편의점 CU의 올해 1~2월 서울 지역 매출 데이터를 지역별(읍면동 단위)로 비교·분석한 결과 금천구 가산동이 주먹밥(1위), 면류(1위), 도시락(2위) 등 간편식 소비 상위권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이곳은 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자리한 곳이다. 입주 업체의 70% 이상이 정보통신·지식·첨단제조업종이라는 특성으로 산단 중에서도 2030세대 직장인이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 이 지역 1위를 차지한 주먹밥은 빠르고 간편하게 취식할 수 있어 야근 시 자주 찾는 메뉴다. 면류 매출도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주먹밥과의 동반 구매가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주먹밥은 야근이 시작되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가산동에서 높은 매출을 보였다.
가산동은 직장 근처로의 독립 등을 이유로 1인 가구 수도 많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산동의 총 거주자 수는 2만3471명으로 금천구 내 독산 제1·3동, 시흥 제1동 등에 비해 적으나 세대 수는 1만6703곳으로 구내 2위였다. 그만큼 1~2인 가구가 많다는 얘기다. 세대당 인구 수는 1.41명으로 구 내에서 가장 적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혼밥’을 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2030세대들이 편의점 도시락·주먹밥·라면 등을 더 많이 찾고 있는 추세"라며 "관련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를 하고 싶을 때 편의점을 많이 떠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편의점 간편식을 주식으로 삼고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동은 도시락·주먹밥·라면 모두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었다. 관악구 대학동도 도시락 판매 5위를 기록했다. 두 곳은 각각 연세대와 서울대가 위치한 지역으로 1인 가구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있다. 바쁘게 이동하는 소비자가 많은 공항동에서는 휴대가 간편하고 데울 필요도 없는 샌드위치의 인기가 높았다.
◇"오피스에 1인 가구… 역삼1동 주류 1위"
역삼1동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등을 끼고 지하철 강남·역삼·선릉·신논현역 등도 지나는 대규모 오피스 상권으로 출퇴근 유동 인구가 많다. 이와 함께 오피스텔과 빌라에 거주하는 1인 가구도 다수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역삼1동 거주 인구는 3만4362명으로 세대당 인구는 구내에서 가장 적은 1.47명이다. 이 같은 복합적 특성은 편의점 매출에서도 드러났다. 역삼1동은 도시락(1위), 주먹밥(2위), 라면(2위) 매출이 높았고, 소주·맥주·전통주·양주 등 주류 매출에서도 1위에 올랐다. 편의점 관계자는 "올 초부터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덩달아 강남구 외식 물가가 크게 뛰어 합리적인 가격에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과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짙어진 ‘홈술’ 문화 역시 이 지역 주류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회식이 사라지면서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구매해 근처에 사는 동료의 집에 들르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홈술 경향 역시 뚜렷해지면서 인기 주종도 다양해졌다. 중저가 소용량 상품으로 판매하는 편의점 양주는 가격 접근성 역시 높아 손이 잘 간다는 설명이다. 맥주·소주·막걸리 매출은 모두 역삼1동이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2~5위는 강서구·영등포구·금천구 등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서남권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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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와인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고,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이었다. 대세로 자리 잡은 와인 매출 1위는 삼성2동이 차지했다. 삼성2동은 비교적 소득이 높은 2030대 젊은 직장인이 거주하는 오피스텔과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가정주택 입지다. 소주·맥주 대신 와인으로 반주를 즐기는 ‘와인 페어링’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해당 지역 와인 매출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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