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에 여가부 파견 배제…사실상 폐지 시그널에 여가부 '당혹'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며 공약 실행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14일 존폐 기로에 놓인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가 두숭숭한 분위기에 술렁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진주 기자] 여성가족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에서 배제됐다. 여가부는 당초 파견 공무원으로 4명을 추천했지만 인수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사실상 여가부 폐지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가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인수위 및 여가부에 따르면 전날 확정된 인수위 전문·실무위원 149명 중 여가부 공무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상 인수위는 각 부처 공무원을 적게는 1명, 많게는 6~7명까지 파견받는다. 업무 인수인계와 현 정책들의 유지·폐지 등을 결정하는데 대한 실무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서다. 각 정부부처 역시 정부를 새로 꾸리는 과정에서 부처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파견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수위는 인사혁신처를 통해 각 부처에 파견 희망 공무원 추천을 일괄 요청했다. 여가부는 국장급 1명, 과장급 1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2배수인 4명의 명단을 인수위에 제출했다.
이번 파견 '배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인수위는 인수위를 조직하는 과정에서도 '여성' 분과를 따로 명칭하지 않았고, 사회복지문화분과서 성평등 문제를 다루도록 했다. 하지만 인수위원 중에서는 관련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에서 여가부 파견을 배제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모든 부처가 와 있는 건 아니다"며 에둘러 밝혔다. 그는 "여성 정책이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있을 수 있는데 국정과제를 할 때 여성, 청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부족하면 자문위원단에서 충분히 보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 내부에서는 인수위 파견 실무진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인원 축소가 아니라 아예 배제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폐합 논의가 오가고 있는 교육부도 국·과장급 각 1명, 같은 분과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도 1명씩 파견 인력이 확정됐지만 여가부만 빠져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기획위원회 당시에도 여가부 직원 1명은 인수위에 파견됐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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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 뿐 아니라 전문가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의의 기회조차 사라진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선영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통 채널이 아예 차단된 것이고 논의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책 밑그림조차 그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여가부 폐지 사인으로 해석되며 자문위원에 추가로 포함이 되더라도 전문위원과는 역할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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