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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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았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독일의 소리)는 이날 '숄츠 정부에 대한 지속적인 스트레스 테스트(The German government's continuous stress test)'라는 제목의 기사로 그의 취임 100일 소식을 전했다. DW는 전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후 변화를 언급하며 취임 첫 날부터 이렇게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부는 없었다고 평했다. 이어 숄츠 총리 자신이 한동안 존재감을 거의 보여주지 못 하면서 향후 연정 행보가 불안하다고 평했다.

◆해시태그 '숄츠는 어디 있나?'= DW는 숄츠 총리를 앞에 나서기보다 막후에서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또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를 설명하기보다는 결과 그 자체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평했다.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는 그의 성향 탓에 취임 100일 동안 그의 존재감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15일 의회 취임 연설 뒤 그는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트위터에서는 '숄츠는 어디 있나(#WoIstScholz)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군사적 도발 위험이 커지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러시아 제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동안에도 숄츠는 숨으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DW는 평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숄츠에 대한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숄츠 총리는 2월6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귀국 후 키이우와 모스크바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다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저하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도 최종적으로 불허했고 지난달 27일에는 국방비 지출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의 충돌= 숄츠 정부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사민당)을 중심으로 이념적 지향이 다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의 3개 정당이 연정을 꾸리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녹색당은 선거 유세 기간 사민당과 연정을 원했다. 하지만 소수 연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당을 끌어들여야 했고 이 때문에 자유민주당은 의석 수는 가장 적지만 확실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추진 과정에서 연정은 분열 양상을 보였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백신 의무화에 찬성했지만 자유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했다. 결국 사민당 소속인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백신 의무화 정부안 발의를 포기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왼쪽)과 크리스티안 린드너 도길 재무장관  [사진 제공=AP·EPA·연합뉴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왼쪽)과 크리스티안 린드너 도길 재무장관 [사진 제공=AP·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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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당 소속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치솟은만큼 정부가 일부 환급을 통해 소비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녹색당 소속인 로베르트 하벡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같은날 오후 공영 TV에 출연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벡 부총리는 "시장을 위한 제안이 있다면 모두 함께 앉아 논의하는 것이 현명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독일인들은 속도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린트너 재무장관은 스포츠카 애호가이기도 하다. 반면 녹색당은 속도를 제한하고 공공 도로를 늘리기를 원한다.


이처럼 입장차가 크게 다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사이에서 입장을 잘 조율하는 것이 숄츠 총리의 큰 과제다.


정당 성향상 숄츠 총리가 녹색당과 더 가까울 수 있지만 숄츠 총리는 린드너의 전임 장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숄츠 총리가 린드너 재무장관과 잘 지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숄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국방비 지출을 국민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1000억유로(약 136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린드너 재무장관과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사민당 고위 관계자와 녹색당 관계자들과는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으로 최근 노트르트트림2 가동을 불허한 것은 녹색당의 입장과 일치하는 결정이었다. 녹색당은 지정학적 요인은 물론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자유민주당도 입장을 바꿔 태양과 풍력이 자유 에너지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이 아직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남은 3개 원전을 올해 말을 끝으로 폐지할 계획인데 자유민주당은 폐지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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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는 그나마 연정 출범 초기인만큼 연정이 충돌을 일으킬만한 이슈는 자제하는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100일이 지나면 연정은 현실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첫 100일 동안 보였던 그나마 불안한 화합이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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