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 방탄조끼 벗어 아이에게"… 한국계 우크라 배우, 러 폭격에 숨져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러시아군이 던진 폭탄으로 숨진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Pasha Lee·33)가 사망 직전 어린아이에게 직접 방탄조끼를 벗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LBC에 따르면 고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는 지난달 24일 전쟁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지난 6일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인접한 도시 이르핀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작업에 참여했으나,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파샤 리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대피에 차질이 생기자 방탄조끼를 벗어 자신이 안고 있던 아이에게 입혔다. 이후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폭격을 피하려다 결국 숨졌다.
시민단체 CCL(The Centre for Civil Liberties)은 "파샤 리는 이르핀에서 아이들이 집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게 도왔다"며 "그의 시신은 그가 이르핀에서 숨진 지 5일 만에 발견됐다"고 전했다.
방탄조끼를 입고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아이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파샤 리의 사망 소식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파샤 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시 이르핀에서 시민들을 탈출시키다 사망했다"며 그의 사망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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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또한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태생 소피에트 한국인(고려인) 배우 파샤 리가 러시아 침략자들과 싸우다 폭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는 고작 서른세 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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