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모스크바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종교행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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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 러시아정교회 내에서도 반발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체성 주장을 지지해주자 그가 속한 러시아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서 서방 국가에 있는 교구가 빠져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정교회 암스테르담 교구는 최근 본당협의회 임시총회를 통해 현재 소속돼 있는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서 성직자들을 분리, 동방정교회를 대표하는 터키 이스탄불의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으로 본적을 옮기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암스테르담 교구는 "성직자들에게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내에서 활동하거나 신자들에게 신앙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봤다"면서 "이번 결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공습과 관련해 서방을 기반으로 한 교회가 러시아와 관계를 끊는 첫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암스테르담 교구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서 나오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곳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일체성을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을 이끄는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해왔다. 전 세계 280명 이상의 러시아정교회 사제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공개 서한을 내놨으나 여기에서 빠진 것이다.

사제 4명과 부제 1명으로 구성된 암스테르담 교구는 지난달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곳으로 지난주부터는 종교행사 중 키릴 총대주교의 이름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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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교구의 이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과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이 사실상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병합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속에 2018년 러시아정교회는 동방정교회와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독립하자 러시아 정치권과 종교 지도자들이 분노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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