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전자·29일 LG·카카오
이달 407개 상장사 주총 열려

상장사 88% "주총준비 어려워져"
주주행동주의 강화에 대응 고심

배당강화·사외이사 등 목소리 커져
지나친 요구는 기업 계속성 해쳐
신산업 기업은 배당보다 투자를

[주총 핫이슈] 주주행동주의의 두얼굴…주주가치 제고vs기업성장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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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문채석 기자]


이달 16일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장사 주총 시즌이 시작된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기업들의 준비 움직임이 바빴고 험난했다.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고 있고 있는 상황에 ‘동학개미’들마저 목소리를 키우면서 기업들이 대응하기에 더욱 까다로워졌다. 사업보고서 사전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단계적 의무화, 소액주주의 정보요구 증가 등 정보 개방성 확대로 인해 기업 실무자가 주총 준비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 행정 부담도 높아졌다. 올해 주총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의무화, 배당 확대 요구 강화 등 안건으로 상정해야 하는 이슈들도 많아졌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강화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배당 강화나 사외이사 추천 등 주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면서다.


하지만 무분별한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성장을 방해해 오히려 주주권익과 기업의 계속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주행동주의 시대, 기업들 부담↑

1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의 주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될 예정이다. 17일에는 삼성SDI 등 20개사, 25일에는 금호석유화학 등 361개사, 29일에는 LG, 카카오 등 407개사가 주총을 연다.


올해 대다수의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주총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336개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8.4%가 ‘과거보다 주총 준비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사업보고서 사전 공시 의무화와 소액주주의 정보 요구 증가 등으로 주총 준비 과정에서 행정 부담이 커진 데다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면서 대응에도 고심이 늘어난 영향이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가 배당금이나 시세 차익에만 관심을 두던 것에서 벗어나 경영의 지배구조까지 개입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입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장하성 펀드가 최초로 꼽힌다. 이후 ▲2015년 미국계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반발 ▲2018년 엘리엇의 현대자동차 지배구조 개편 요구 ▲2018년 KCGI의 한진칼 경영 참여 선언 등이 있었다.


올해도 여러 기업이 주주 서한을 받고 있다. 8.6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 측은 삼성전자의 주총에서 경계현 DS 부문장·박학규 DX 부문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재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계현·박학규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김한조·김종훈 후보는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 등이 주요 이유다.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에 배당 확대와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보유주식 1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KCGI도 한진칼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미국 사모펀드 테톤캐피털파트너스도 한샘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1인 선임을 안건을 제안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자산운용사인 에이피지는 지난달 국내 기업 10곳을 ‘기후 포커스 그룹’으로 선정해 탄소배출 감축 실행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해당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제철, SK,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이다.


이 같은 주주행동주의 강화는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기업의 배당이나 실적 및 지배구조를 지적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지나친 행동주의, 경영 독립성 침해

반면 무분별한 주주행동주의 강화는 오히려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영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업계에선 주주행동주의 시행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나 동일인이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이사 선출 어려움과 단기차익 노린 소위 ‘세력’들의 경영권 침해 등도 걱정스럽지만 최악은 소송전"이라며 "대표가 소송에 휘말려 경영 의사 결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 부분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


대한상의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최근 주총 애로 요인과 주주 활동 변화’를 조사한 결과 상장사 중 68.2%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으로 이미 어려움을 경험했거나 현재 겪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감사위원 분리 선출 및 3%룰의 문제점으로 ▲이사 선출 부결 가능성 ▲비우호적 인물의 이사회 진출 가능성 ▲단기차익 관심 높은 소액주주들의 경영 관여 가능성 등을 꼽았다. 3%룰과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이사회에 설치되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소액주주 권익 제고를 이유로 도입된 법·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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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만큼 업종에 따른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이든지 새로운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배당과 같은 것들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무분별한 요구는 오히려 기업의 성장을 헤치는 요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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