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선물 한도 올리니…축산시장 '북적' 청과시장 '한숨'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마장동 축산시장·경동시장 르포

마장동 축산시장

마장동 축산시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사이드미러 접어요!”


설 명절을 앞두고 마장동 축산시장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길이 좁은 탓에 택배차량은 사고가 안 나기 위해 사이드미러를 접고 길을 통과했다. 택배차량이 도착하자 정육점 직원들은 뛰어다니며 고급스럽게 포장된 한우선물세트를 차량에 실었다. 정육점 직원 A씨(35세)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지 않지만 온라인 배송이 많이 늘었다”며 “한우를 선물하려는 사람도 많아져서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선물 한도 상향 조정과 함께 설 명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값비싼 선물이 어려운 품목을 파는 상인들은 별다른 수혜가 없다며 어려운 상황을 하소연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27일 서울시 마장동 축산시장과 청량리 경동시장엔 많은 사람이 설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 찾아왔다. 지난달 9일 국회에서 명절 기간 농수산품 선물가액 범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김영란법) 개정안이 통과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마장동의 한 정육점 직원 A씨는 물가가 올랐지만 손님은 줄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100g당 1000원씩 인상했지만 지난해 추석 대비 고객이 줄지 않은 것으로 보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며 “설 선물을 위해 20만원 한도를 채워서 구매하는 손님도 보인다”고 말했다.

식육식당들도 선물세트로 부족한 매출을 채웠다. 마장동의 한 식당 사장 B씨(55세)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회식과 가족행사가 없어 지난해 추석보다 손님이 10% 줄었다”면서도 “미리 준비했던 선물세트가 나머지 매출을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량리 경동시장

청량리 경동시장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20만원 한도를 채우기 힘든 품목의 상인들은 수혜가 없다며 토로했다. 한우정도 돼야 선물가액 한도 상향이 의미 있지 나머지 폼목의 상인들은 혜택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동시장의 한 청과물 상인 C씨(60세)는 “박스당 3~4만원밖에 하지 않아 매출에 별 영향 없다”며 “오히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때문에 물건이 나가질 못해서 명절 대목에 하루 3000만원씩 나가던 매출이 올해 15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지난달 28일부터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사측이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문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상품을 준비해 매출 신장을 노리는 상인도 있었다. 경동시장 한 청과물 상인 D씨(52세)는 “최상품 과일에다가 고급스럽게 포장한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2017년 대비 매출이 2배 증가했다”며 “새벽 2시에 열리는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최상품 과일만 고집스럽게 매입한 보람이 있다”고 웃음을 띠었다.


선물과 관련 없는 품목을 파는 상인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물건을 납품받던 식당들도 상황이 어려운 탓이다. 경동시장의 야채 도매업자 E씨(70세)는 “물건을 납품하던 식당들이 사라지거나 구매량을 줄이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시장을 찾아와 명절 분위기는 나지만 지난해 설 명절 매출의 70% 수준밖에 팔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