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정부 지원 정책 오락가락
"내년에도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사각지대 없는 현실적인 정책 시급

26일 서울 종로구 젊음의거리가 강추위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6일 서울 종로구 젊음의거리가 강추위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경기도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김규범씨(34)는 코로나19가 야속하기만 하다. 코로나19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수입이 아예 없었다. 물론 정부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금이 나오긴 했다. 그러나 100만원가량의 지원금으로 손해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김씨는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정리하고 1인 사업체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그들을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서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이전으로 되돌아가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씨는 "코로나19와 크게 연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인테리어 업계까지 그 여파가 심하게 몰아쳤다"면서 "되려 그런 부분 때문에 정부 지원이나 이런 것에서 손해를 본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어떨 때는 편협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사각지대까지 돌아보고 현실에 맞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오가며 음식물처리기사업을 하는 최승우씨(38)도 정부의 지원 정책에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지난해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신청했지만,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던 적이 있어서다. 매출 등 금전적인 비교가 이유가 아니었다. 제품을 받아 고객 가정에 설치해주는 업무가 대부분인 탓에 별도의 점포가 없었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은 최씨는 결국 최근 울며 겨자먹기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최씨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지원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적어도 억울하게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조치 중단 및 손실보전을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조치 중단 및 손실보전을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정부는 확산세의 지속 여부에 따라 수십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 단계 상향과 하향, 재연장을 반복해왔다. 초기엔 확산세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별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이뤄졌으나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중간엔 거리두기 체제를 개편하기도 했다. 연장이 반복되는 와중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단 희망을 품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확진자가 대거 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직접적이고도 큰 피해를 입은 건 자영업자들이다. 아시아경제가 만난 자영업자 대부분은 "내년에도 상황이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조지현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도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같이 일상으로 돌아오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으며 그래서 선두에서 희생을 감내했던 것"이라며 "이런 희생에 대해선 정부 차원의 조치와 협력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근본적인 권리를 짓밟히고 있는 것이 가장 속상한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아직은 여력이 있다고 희망하고 싶고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뿌듯함으로 돌아오는 미래가 그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거리두기 재연장 여부에 따라 내년에도 전국 각지에서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조치 중단 및 손실보전을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조치 중단 및 손실보전을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회장은 "내년은 올해보다 자영업자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직접 지원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생활양식에 맞춰 죽은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AD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내년엔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며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이젠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떻게 공존할지를 논의하는 것과 더불어 이젠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빠른 결단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