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것만 해도 수십명…공수처 통신자료 조회 남발 논란 확산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등 수사 명목으로 언론사 기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통신자료를 무더기로 조회·수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의 조회 대상 기자는 최소 10여개 매체 소속 수십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통신사로부터 개인정보를 확인한 사람 중에는 수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영역의 기자도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일각에선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도 통신사로부터 통신자료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법령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검찰·경찰·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통신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는 크게 통신사실확인자료와 통신자료가 있다.
통신사실확인자료는 가입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통신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흔히 '수사기관이 통화내역을 조회했다'고 하는 것에 해당한다. 수사기관이 자료를 보기 위해서는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통신사에 제시해야 한다.
반면 통신자료는 문제다. 통신자료에는 이용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ID) 등이 담기는데 이 자료는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도 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엄격한 규율을 받지만, 전기통신사업법이 적용되는 통신자료는 법령상 제공이 수월한 편이다.
당사자에게 통지되지 않은 채 수사를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통신자료 '깜깜이' 제공에 대한 지적은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나오고 있다. 통신사 등을 상대로 한 소송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한 주간지 소속 정모 기자 등 3명은 자신들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됐다는 것을 알게 된 뒤 2016년 통신3사에 수사기관 측이 제시한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에 정보통신망법상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통신사들의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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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수집 행위는 위헌이며 그 근거인 전기통신사업법 조항도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재는 지금까지 5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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