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는 與·투쟁선포한 野…경선판까지 겹친 혼돈의 국회
언론중재법 이어 수술실CCTV법
기후위기법·사학법·국회법 등
학계·정치권 반대에도 강행 의지
국민의힘은 대여 투쟁 선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여당이 언론중재법에 이어 수술실 CCTV법·기후위기법·구글갑질방지법·사학법·국회법 등을 잇따라 밀어붙이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야당은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를 저지하겠다며 그간 잠잠하던 ‘대여 투쟁’ 기조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여야 갈등 국면이 확산될 조짐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의 기능을 조정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향후 법사위 문제와 위원장 선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지만 원안대로 전체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수술실 CCTV법도 처리한다. 앞서 각 상임위에서는 기후위기법·구글갑질방지법·사학법 개정안 등도 강행 처리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법사위를 거쳐 25일 본회의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로지 이 법은 가짜 뉴스로 피해받는 서민과 중소기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면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빌미로 대여 투쟁을 선언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공포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투쟁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당 대표-대선 예비후보 연석회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25일 있을 대선 예비후보 비전발표회를 대여 투쟁 이후로 연기하자는 것이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악법이 날치기 처리되는 와중에 비전발표회를 진행한다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 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그는 "언론재갈법 날치기 처리를 막는 데 모두 힘을 모으자"고 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주자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25일) 당장 만나자’는 메시지를 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언중법에 항의하는 KBS 노조위원장의 국회 앞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해 "국민과 함께 투쟁대열에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 역시 언중법과 관련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연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는 ‘언론중죄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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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정치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언중법 처리 방침은 확고해 보인다. 세종의사당법 역시 여당 단독으로라도 8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근거법 마련에 착수하겠다는 국민의힘을 향해 "그간 자주 사용해온 시간 끌기 계획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꼬면서 "이번 주 본회의 법안 처리에 대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했다. 쟁점 법안 중 유일하게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건 종부세법 개정안 정도다. 여야가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제액 기준을 11억 원으로 정한 이번 개정은 25일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전망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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