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없고, 수영·배구는 있는 文대통령 '올림픽 메시지'
올림픽 개막부터 폐막까지 이어진 文대통령 SNS…핵심키워드는 감동, 노메달, 품격있는 패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수영 황선우, 다이빙 우하람, 높이뛰기 우상혁, 역도 이선미, 배드민턴 안세영,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선수가 보여준 패기와 열정에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도쿄올림픽 폐막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는 이번 올림픽의 정치·사회·문화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비인기 종목의 ‘노메달’ 선수들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여러 명의 선수 이름을 거론했는데 금메달을 따낸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선전한 ‘노메달리스트’나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의 손을 들어준 ‘품격 있는 패자’들에 주목했다.
한국은 대표적인 스포츠 강국이다. 그동안 올림픽은 국력을 드러내는 기회로 인식됐다. 역대 대통령들은 올림픽의 메달리스트, 특히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의 쾌거를 국정 동력으로 활용했다.
국민들도 한국이 세계에서 몇 등을 차지할 것인지 주목했다. 동메달 100개를 따내는 것보다 금메달 1개를 따내는 국가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우리에게 친숙한 ‘순위표’를 토대로 세계 10위권 등극 여부에 몰두했다. 관심은 금메달 획득 여부에 쏠렸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낸 선수가 국민에게 미안함을 전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 상황은 다르다. 인기 종목보다는 비인기 종목, 메달리스트 못지않게 노메달리스트에 주목하는 모습은 문 대통령 SNS에서도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22일을 시작으로 폐막일인 8일 밤까지 SNS를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하루에 두 번 SNS 메시지를 발표한 경우도 있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을 축하했고 축전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메시지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감동과 노메달 그리고 품격있는 패자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종목인 축구나 야구와 관련한 문 대통령 메시지는 없었다는 점이다.
축구는 8강에 올랐고, 야구는 4위를 차지했지만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들 종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반면 문 대통령은 올림픽 수영 100m 종목 결승에 진출한 황선우 선수와 ‘감동의 4강’을 일궈낸 여자 배구 대표팀에 대해서는 별도의 SNS 메시지를 통해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여자 배구 선수팀의 선전과 관련해 8일 SNS를 통해 “우리 여자 배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원팀의 힘으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고, 매 경기 모든 걸 쏟아내는 모습에 국민 모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승자보다 패자에 더 주목한 모습도 흥미로웠다. 문 대통령은 8일 SNS에서 “탁구 신유빈, 역도 김수현, 레슬링 류한수 선수가 흘린 아쉬움의 눈물은, 곧 성취의 웃음으로 바뀔 것”이라며 “유도 조구함, 태권도 이다빈 선수는 승리한 상대 선수를 존중하며 품격있는 패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10위권 밖의 종합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아쉬움보다는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들도 순위보다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주목했다. 과거의 올림픽과는 달라진 사회적 풍경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8일 이번 도쿄올림픽을 결산하며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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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려운 시기에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정직한 땀방울을 통해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메달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메달을 못 땄어도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는 경기 자체를 즐긴 젊은 선수들이 많았고, 긍정의 웃음 뒤엔 신기록까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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