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부장판사 녹취록 공개…與 표결 강행
野 대법원장 책임 추궁 요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조성필 기자]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지난해 사표를 제출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4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사법농단’ 판사 탄핵 움직임을 의식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탄핵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대법원 해명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 측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임 부장판사 측의 녹취파일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월22일 면담에서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지금 (여당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고 말한다. 당시 임 부장판사는 건강이 좋지 않다며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김 대법원장을 만났다.
이미 임 부장판사 측은 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탄핵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을 이유로 반려됐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법원 측은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녹취파일대로라면 대법원 해명은 거짓이 되는 셈이다. 대법원 측은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추가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 본인의 거짓 답변 논란도 있다. 김도읍·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서면답변을 요구했는데, 이 때도 김 대법원장은 탄핵 문제와 사표 수리를 연결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었다.
야권은 즉각 탄핵 철회는 물론 김 대법원장 책임 추궁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임 부장판사를 탄핵에 노출시키기 위해 1년 가까이 사표 수리하지 않는 행태가 드러났다"면서 "(김 대법원장은) 오욕의 이름을 사법사에 남기지 말고 본인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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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반발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헌법을 위반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 표결로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탄핵소추 발의안에 참여한 의원이 161명에 이르기 때문에, 가결에 필요한 요건은 충족한 상황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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