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관피아' 특혜 논란, 금융사는 오히려 반기는 현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10일 밤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간 갑작스런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박 의원은 금융위 출신 관료의 민간협회행을 두고 전관특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은 위원장은 "그렇게 말하는 건 공무원 전체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바로 다음날인 11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해당 자리에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연합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리기에 앞서 이 같은 뜻을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각 금융협회장 차기 인선을 앞두고 금융권이 또 다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로 내정된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금융협회장에 내정됐거나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대부분이 관료 출신 인사이기 때문이다.
차기 은행연합회장도 관 출신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후보 자리를 고사한 최 전 위원장 뿐만 아니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행정고시 출신의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국회 정무위원장 출신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언급된다.
과거 관피아 논란은 전현직 관료들이 서로 챙겨주며 자리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회원사 현안은 나 몰라라 한 채 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인사들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가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관료들이 공공기관 재취업을 눈치 보는 사이 그 자리를 정치권 인사들이 꿰차면서 오히려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금융권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출신 협회장을 선호하던 금융사들이 오히려 관료 출신 인사들을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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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과거 자리 보전에만 급급했던 낙하산 인사들에 불만을 쏟아냈던 민간 금융사들이 앞장서서 '역량 있는' 관료 출신 협회장을 모시려고 하는 현재의 모습이 왜 나타나게 됐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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