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추세에 맞춰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구조화도 필요"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주도의 재정만능주의에서 벗어나고, 기업들의 탈중국 추세에 맞춰 글로벌가치사슬(GVC)도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 경제·사회의 변화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에서 “탈세계화는 한국경제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이고 정부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창의적 시장경제의 부재로 인한 성장잠재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작은 정부-큰 시장’이라는 자유시장경제의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첫 발제를 맡은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재정지출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2017년 이후 탈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재정건전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정책부작용을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재정만능주의로 인해 국가채무가 지난 3년간 104조6000억원 증가했고 올해는 111조원이나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 위해 재정만능주의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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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에 따르면 재정지출 증가율은 경제성장률보다 빠르게 증가해 그 격차가 지난해 10.6배로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3차례 추경 편성으로 재정지출이 전년대비 15.1%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세수 결손이 발생하기 시작해 올해는 16조10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조 실장은 내다봤다. 그 결과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는 45%를 넘고 국민연금기금, 사학연금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적자도 6%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조 실장은 “재정만능주의가 만연하고 국회의 ‘나라살림 지킴이’ 역할마저 실종되면서 국가 부도위기를 겪은 나라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IMF의 정부재정통계(GFS) 2014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18년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GDP 대비 106.5%에 달해 OECD 평균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국가채무를 늘려도 괜찮다는 정부의 논리 타당성은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로운 것이 없는 한국판 뉴딜 정책, 예비타당성조사 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사업 등의 추진은 생산적인 곳에서 세금을 걷어 비생산적인 곳으로 재원을 이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 국가채무만 증가해 장기성장에 역효과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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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엽 실장은 정부의 공무원 채용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오히려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81만 개 공공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지난 4년간 본예산 85조3000억원에 추경예산 41조5000억원을 더한 총 126조8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을 일자리 관련 사업에 투입했으나 고용대란과 분배참사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공무원 수의 증가는 공무원 일자리 증가로 실업률을 낮추기보다 민간부문에서의 일자리 감소, 구직자 증가 등으로 오히려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실증분석을 통해 공무원 수의 증가가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공무원 수가 1% 증가하면 실업률은 약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GVC를 재구조화해 중국을 빠져나오는 국내기업을 유치할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갈등이 단순 무역분쟁을 넘어선 글로벌 패권경쟁이 분명해짐에 따라 주요 선진국의 탈중국 참여가 증가했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탈중국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국의 경우 노동비용 상승, 적대적 사업환경 등의 애로요인 때문에 수년전부터 지속된 중국의 GVC 약화되고 있다면서 미·중 패권경쟁 등으로 인해 향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거나 중국으로부터 나와서 자국으로 돌아가거나 지역블록화하는 방식으로 GVC가 재구조화될 전망이라고 이 위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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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울러 “반기업·친노조 정책, 갈라파고스적 규제, 법인세 인상 등 반시장적인 정책이 지속된다면 중국에서 탈출하는 기업의 유치는 불가능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는 기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정치·경제 환경이 탈세계화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생산비용 및 규제환경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탈세계화는 한국경제에 상당한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였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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