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보다 위험한 '춤천지'…"오늘 내일이 골든타임"
① 이태원 클럽 방문자 명단 확보 어려움
② 서울·인천·경기 등 인구밀집 수도권 전파
③ 사회적 거리두기 피로감 겹쳐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발생 양상이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최장 6일간 이어졌던 황금연휴 기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관련 확진자들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어서다.
이번 유행은 지난 2월 말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집단발병 사례와 전개 방식이 흡사하다. 20대 등 젊은 세대 환자 수가 많고, 사회적 낙인을 걱정해 진단검사에 소극적이라는 점, 감염 경로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이나 지인 등 접촉자를 중심으로 전파가 빠르게 일어난다는 점이 그렇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확산된 이번 사례를 신천지에 빗대 '춤천지'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의심환자를 추적하기가 훨씬 어렵고 인구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유행이 시작된 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단의 조치가 종료된 상황 등을 종합할 때 '신천지 대유행'보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30 젊은층 노출, 신천지와 닮았지만
'낙인 찍힐라'…소재 파악 비상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명이다. 서울 20명, 경기 4명, 인천 3명 등 수도권 27명을 포함해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가 29명으로 이 중 대다수는 이태원 클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8일 15명에서 이날 오전 8시 기준 79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이는 5517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연락이 닿은 이는 2405명으로 3112명은 소재가 불분명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클럽 방문 시 작성한)명단을 허위기재했거나 고의로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개인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클럽에 간 이들이 대부분 20, 30대 젊은 층으로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온라인에 공개되는 동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확진자가 발생한 클럽 중 일부는 성소수자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역학조사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시장은 "본인한테는 아무런 부담이나 사생활 침해도 없다"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되고, 신분이 밝혀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태월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11일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잠복기 진행 중…이번 주 재유행 분수령
대규모 확산 차단 '골든타임' 놓칠라
정부와 지자체는 신천지발(發) 환자가 보고된 지난 2월 말 전국 신천지 신도 21만여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의심증상이 있는 이들을 검사해 관련 환자 5212명을 찾아냈다. 대구에서 지난 2월18일 신천지 관련 첫 환자가 확인된 이후 약 2주에 걸친 집중 검사로 누적 환자는 급증했으나 비교적 사태를 빠르게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태원 클럽발(發) 유행은 이 같은 전수조사가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방역당국은 해당 시설에서 유행이 시작된 시점을 지난달 말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일 용인시에 거주하는 29세 남성이 관련 환자로 처음 보고됐고, 초기 전파 상황과 코로나19 최장 잠복기인 2주를 고려하면 이번 주가 대규모 유행을 차단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꼽힌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주 월, 화, 수(11~13일) 안에 추가 확진자가 다수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산발적이더라도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관련 환자가 나온다면 재유행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비슷한 시기에 이태원을 방문하셨던 분들께 다시금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여러분이 하루를 망설이면 우리의 일상시계는 한 달이 멈출지도 모른다. 정부로서는 전체의 안전을 위해 더욱 강도 높은 대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