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쓴소리 공수처 반대 금태섭 공천 탈락…'문빠'에 '미운털' 박혔나
정치신인 강선우 "당 뜻 결정됐을 때 따르는 게 당인의 자세"
진중권 "당과 단 하나라도 견해 다르면 바로 제거"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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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던 금태섭(53)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4·15 총선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금 의원의 패배는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초선 현역 의원이 원외 인사에게 패배한 첫 사례다. 금 의원을 상대로 승리한 이는 정치신인 강선우(42)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다.

이를 두고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의 힘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중에게 알려진 인지도 있는 현역의원이, 지역 연고도 없이 선거운동을 일주일 남짓한 원외 인사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강 전 부대변인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짧은 선거운동 기간과 저를 알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며 "현역 의원의 큰 산을 넘을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이 됐다. 도전하였고, 넘어섰다. 저의 부족함을 우리 강서갑 지역분들께서 함께 채워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 전 부대변인 승리 성적표를 두고 단순하게 '도전', '넘어섰다'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서 각각 50%씩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모두에서 60%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빠'의 힘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조 전 장관 임명을 반대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반대 의견을 보인 금 의원이 문빠들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서, 일종의 '심판 성격'으로 금 의원을 떨어트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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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태섭, 조국 임명 반대하고 민주당 당론 공수처도 반대


금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내에서 '조국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9월6일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때 금 의원은 "지금까지의 언행 불일치, 그리고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해서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으신지요?"라고 공개적으로 따져 물었다.


또 "진영 간의 대결이 된 현실, 정치적 득실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의 상처가 걸린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조 전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상황, 금 의원은 민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2월30일 공수처법 국회 표결 때도 찬성 당론과는 달리 기권표를 던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전원 표결에 참여하고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기권표를 행사한 금 의원은 사실상 공수처에 반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당시 '문빠'들은 금 의원 페이스북을 찾아가 "한국당에 입당하라", "민주당을 탈당하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그의 공천을 배제하라는 내용의 항의성 글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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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 한 '친문'(親文) 성향 누리꾼은 "당론을 따르지 않는 것이 소신이면, 당에 있을 이유가 없다. 당신의 당론과 맞는 한국당에 입당해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논리는 공교롭게도 최근 강 전 부대변인이 밝힌 민주당 의원의 자세와 같다.


강 전 부대변인은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 금 의원이 공수처 설치법에 당론과 다르게 '기권표'를 던진 것을 두고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게 당인의 자세이자 조직인의 기본"이라며 "그러나 금 의원님은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당원들을 설득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당인으로서 취했던 부적절한 태도와 선택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며 "상처받은 당원들은 이제 무시까지 당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금 의원 경선 탈락 배경에는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공수처 추친 기권표 후폭풍이 작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이번 금 의원의 패배는 단순 공천 탈락이 아닌 '친문' 성향이 아닌 '비문'(非文) 의원들은, 금 의원과 같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일종의 상징적인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문빠'들이 무서워 친문 성향의 '계파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부정적 영향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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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자유주의 표방하는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강선우 씨 착각하지 마라. 우리 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라 써붙여 내보냈어도 당선됐을 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강선우는) 이름도 못 들어본 친구인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조국 키즈 중의 하나"라며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 받았을 거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소리를 못하는 거다. 의원들이 의견 없는 130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은 이 때문이다.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 당하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된다. 홍위병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거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당과 단 하나라도 견해가 다르면 바로 제거당한다. 옛날 운동권에서 '민주집중제'라 불렀던 작풍. 그 전체주의 정당문화가 민주당을 삼켜 버린 거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도, 노무현의 민주당도 아니다"며 "문재인의 민주당은, 운 좋게 탄핵사태로 부활한 친노폐족이 전체주의 정당의 작풍을 사용해 자신들의 이권을 수호하고 자신들의 부패를 은폐하는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일 뿐이다"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5월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5월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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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빠 현상 해석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정치 현상 이해할 수 없어"


전문가는 '문빠' 작동 현상과 민주당의 행보는 연관성이 적고, '문빠'는 새로운 또 하나의 정치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문빠는 전통적인 정치인의 조직 세력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다가오는 총선 등 '문빠'가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당은 당 입장이 있어 그대로 가는 것이고, 문빠는 또 문빠 나름대로 흘러가는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전통적인 정치인 지지 세력을 말하자면 명령을 내리는 누군가 있고,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기존의 모습인데, 문빠는 그런것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라면서 "이런 문빠의 현상을 해석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정치 현상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금 의원은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다"면서 경선 패배에 대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다"면서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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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영광이었다"면서 "제가 할수 있는 모든것을 다했던 한순간 한순간을 결코 잊지못할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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