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냐 명분이냐, 민주당의 '위성 정당' 딜레마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 창당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당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고한석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최근 청년위원회를 청년당으로 개칭했다. 중앙에 몇 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각 시도당 청년위원회를 각 시도 청년당으로 개편 중"이라며 청년당을 독립적인 하나의 정당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청년당을) 독립적인 정당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5개 시도당에 당원 각 1000명 이상 총 5000명의 당원 필요하다. 현재의 틀을 사용하면 신속한 시간 내에 등록 가능하다"며 "청년 영입인재 전원을 청년민주당에 입당시켜 비례대표 후보로 입후보하도록 하면 대한민국 최초 청년 경선 흥행몰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위성 정당' 창당에 불을 지핀 데 이어 전직 당 싱크탱크 핵심 인사까지 나서 창당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당으로서 전국청년위원회를 전국청년당으로 개편했지만 '청년민주당'으로 만들거나 개편하는 것은 논의된 바는 없다"고 밝히면서 청년당의 비례대표용 활용을 일축했다.
그는 다만 "(위성 정당 창당과 관련한) 여러 의견들이 분출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들은 우리가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여권 내 위성 정당 창당 주장은 제1정당 지위를 미래통합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의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면서 비례에서만 2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총선에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의석수 확보를 위한 위성 정당 창당 주장이 당내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총선 후보자 등록 신청 기간을 감안, 당 외곽에서 다음달 16일을 목표로 조만간 위성 정당 창당 작업을 들어갈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문제는 명분이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사태'라는 국회 초유의 폭력 사태를 겪어가며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켰다. 만약 위성 정당 창당에 직접 나서거나 외곽에서 일고 있는 창당 움직임을 방기한다면 '표의 등가성', '소수 정당의 의석 확대 기회' 등의 선거법 개정 취지를 민주당 스스로가 무력화 시키는 셈이 된다.
통합당 뿐 아니라 정의당, 민생당 등 '어제의 동지'들의 비판을 불러올 것도 자명하다. 실제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제 와서 위성 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옳지 않다. 명분이 없다.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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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어느쪽으로든 민주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득을 통해 위성 정당 창당을 무마시키지 않는다면 'OK' 싸인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러한 위성 정당 창당 움직임을 '의병'으로 표현하면서 창당을 눈감아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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