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고 있을까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선제적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 을 준비하고 있을까.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중장거리 이상의 미사일로 추정된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장거리미사일 시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조찬 토론회에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예상하기로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냐, 크리스마스 당일이냐, 새해 이후냐 등 시점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미는 아직은 북한의 어떠한 움직임도 없어 시기를 알 수 없고, 어떤 도발을 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북한이 중장거리급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로 이동시켜야 한다. 북한은 2017년 7월 4일과 28일에 '화성-14형'을,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화성-15형'을 각각 시험 발사하는 등 ICBM급 미사일을 누차 발사한 바 있다. 이때 북한은 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 장소로 옮긴 뒤 고정식 발사대나 지상 거치대 등을 이용해 발사했다.
북한은 TEL 108기를 보유하고 있다. 탄도미사일별로 보면 스커드 미사일의 보유 수와 스커드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TEL이 가장 많다. 스커드 미사일 보유 수는 최대 430여발(TEL 36기)다. 뒤를 이어 무수단미사일 27발(27기), 노동미사일 330여발 (27기), KN-02 100여발(12기), KN-08과 KN-14는 총 12발(6기)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TEL에서 바로 발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 정보당국도 ICBM을 TEL로 발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나온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도 "현재 북한의 능력으로 봐서 ICBM은 TEL로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실장이) TEL을 움직여서 바로 그것(ICBM)을 쏜 게 아니라 고정식 발사대나 지지대 등을 사용해서 발사했다는 차원에서 답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전문가들도 ICBM을 TEL로 직접 발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북한이 가진 TEL 중에는 (ICBM의) 높은 중량을 견디는 것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라는 전제를 달아 북한이 보유한 TEL에서 바로 ICBM을 쏘지는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미국 동부까지 타격가능한 수준의 ICBM을 쏘려면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로 사산화이질소를 써야 하는데, 끓는 점 21.69℃, 어는 점 -11.2℃로 야전에서의 운용에 제약이 있는 사산화이질소를 쓸 경우 TEL에서 발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정치적으로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실제 준비하지 않을 수 있다.
18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통일부 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24일 한ㆍ일ㆍ중 정상회담 전후 또는 연말에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중국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외교적으로 밀착을 중요시하는 북한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발을 감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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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도 "북한은 12월 하순에 당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고, 12월 24일 전후로는 한ㆍ일ㆍ중 다자ㆍ양자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면서 "북ㆍ중관계를 고려하면 크리스마스 전후로 도발은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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