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펜션사고 1년…안전대책 한걸음도 못뗐다
작년 숙박업소 가스중독 참변
지난달에야 CO 감지 경보기 설치 의무화 입법예고
후속작업 거치면 내년 겨울에도 시행 어려워
보일러 배기통 문제가 61.5%
"업주들 경각심 갖고 자발적 설치
지자체 등도 관리·감독 철저히"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강릉 펜션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한지 18일로 1년이 지났다. 수능을 마치고 강릉으로 '우정 여행'을 떠났던 고등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는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도 크게 키웠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사고의 원흉으로 지목됐던 일산화탄소(CO) 누출 예방을 위한 경보ㆍ감지기 의무화는 감감무소식이고, 불량ㆍ노후 보일러 배기통 개선방안도 전무한 실정이다. '소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모습이 사고 1년을 맞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뒤늦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숙박업소의 CO(일산화탄소)감지ㆍ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액화석유가스(LPG)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스보일러 등 가스 사용 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경우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 아울러 숙박업소와 농어촌민박의 경우, 기존 시설에도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된다. 일산화탄소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LPGㆍ연탄ㆍ목재 등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연소돼 발생하는 이 일산화탄소는 색ㆍ냄새ㆍ맛 등이 없지만 많이 흡입하면 치명적이다.
하지만 시행규칙 개정안의 후속작업, 국회 법개정 작업 등을 거치려면 내년 하반기에나 법안이 공포될 수 있다. 공포 이후에도 현장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는 만큼 내년 겨울에도 법 시행은 어려워 보인다.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도 여전하다. 본지가 사고 발생 4달여 후 경기도 가평 대성리와 강원도 춘천 강촌역 일대 펜션을 방문해서 확인해보니, LPG 보일러를 난방에 쓰고 있는 펜션 24곳 중 9곳에만 일산화탄소 감지ㆍ경보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겨울에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발생 위험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입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숙박업소들의 안전관리를 주문했다. 특히 보일러 배기통 관리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가스안전공사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가스보일러의 전체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26건 중 배기통 이탈이 10건, 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 6건으로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의 61.5%가 배기통 문제 때문이었다. 배기통 이탈 등 눈에 보이는 문제만 해결해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3건 중 2건은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강릉 펜션 사고 역시 보일러 배기통 내 생긴 벌집으로 인한 불연소,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이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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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묵 가천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숙박업소 업주들이 법과 제도 정비와 별개로 '생명ㆍ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최소한 산화탄소 경보ㆍ감지기 등을 자발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지자체 등 유관기관들도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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