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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지도 못할 거"… 검·경 휴대전화 쟁탈전 '헛심공방'으로 끝나나

최종수정 2019.12.16 17:16 기사입력 2019.12.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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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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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검찰 수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휴대전화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쟁탈전이 '헛심 공방'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를 지닌 검찰이 아직까지 잠금 설정을 풀지 못하면서 나오는 관측이다. '무엇을 위한 쟁탈전'이었느냐는 비난 목소리가 나온다.


휴대전화 쟁탈전이 발발한 건 지난 2일이었다. 경찰이 전날 백씨 사망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확보하자 검찰이 하루 만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가져가면서 시작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유류품을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해 가져가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경찰은 그러자 이틀 뒤인 4일 검찰이 가져간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양 측의 갈등은 격화됐다.


휴대전화 쟁탈전을 둘러싼 양 측 명분은 이랬다. "고인의 사망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만 검찰의 경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 수사와 관련한 핵심 증거 확보를 위한 조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숨진 백 수사관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2017년 말 경찰에 하달한 당시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에 대한 수사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울산에 내려간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청와대 특감반의 석연치 않은 활동 내용을 규명할 대화 내용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 사건을 풀 핵심 증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풀지도 못할 거"… 검·경 휴대전화 쟁탈전 '헛심공방'으로 끝나나


그런데 검찰은 아직도 휴대전화 잠금 설정을 풀지 못하고 있다. 대검 디지털 포렌식 센터에서 잠금 설정 해제 작업을 벌였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수사관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아이폰X다. 검찰은 4년 전 아이폰 잠금을 푼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군수 업체에 휴대전화를 보내 잠금을 푸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이 조차도 풀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한다. '이례적 압수수색'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인 행보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해도, 잠금 설정을 풀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아이폰은 운영체제 보안이 뛰어나 외부에서 강제로 암호를 해제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실패했을 정도라고 한다. 경찰이 검찰은 물론 FBI보다 뛰어난 해킹 능력을 갖췄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과 경찰이 무용지물이 될 지도 모를 휴대전화를 갖고 필요 이상의 쟁탈전을 벌였다는 비난이 나온다. 풀지도 못할 문제집 놓고 서로 가져가겠다고 싸운 모양새라는 것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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