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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력 사용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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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서열 2위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
"무력 쓴다면 우리도 신속하게 상응행동"
"충돌 저지하는 유일한 담보는 김정은-트럼프 친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눈밭에 주저앉아 있는 김 위원장의 오른 손에 담배가 들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눈밭에 주저앉아 있는 김 위원장의 오른 손에 담배가 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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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서열 2위이자 남한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총참모장이 4일 담화를 내고 미국을 향해 '무력에는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연말 시한'을 못박으면서 입장 변화를 요구해온 북한은 최근 들어 대미 압박용 담화를 연달아 발표했지만 2018년 북미대화가 물꼬를 튼 이후 군 차원에서 대미 경고성 담화가 나온 건 처음이다.


박 총참모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필요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직후 나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상대로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사진은 백마를 탄 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사진은 백마를 탄 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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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박 총참모장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며 "최근 미국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며 "한 가지만 명백히 말해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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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총참모장의 담화에는 원색적인 비난이나 막말은 담겨있지 않아 수위를 조절한 것이란 평가다.


다만 북한이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대미압박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전날 집권 후 처음으로 군 수뇌부와 백두산 등정에 나서고 이달 하순 북한 정책 결정의 핵심인 노동당 전원회의가 소집되는 등 북한은 강경노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를 연달아 발신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도 미국도 아직은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하에 주도권 싸움 와중에도 판을 아예 엎는 언행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정국 대응에 정치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내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종료를 앞두고 있어 성과가 절실하다.


박 총참모장 담화에 '북·미 정상의 친분관계'가 명시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북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미가 점점 더 대치 수위를 끌어올리며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갈 경우 상황이 급반전할 수 있는 불확실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북협상을 외교적 치적으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예측 불가능성이 큰 인물이어서 북미협상 전망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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