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회외교, 출발부터 삐걱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일본통(通)'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일본 순방 공식일정을 시작하면서 의회외교를 통해 냉각된 한일관계를 개선할 실마리를 찾으려 했지만 출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일본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의회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 의장은 G20 회의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정무역 및 투자 촉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자유 무역이 복잡하게 얽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문 의장은 순방 기간 동안 일본 정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양국 관계의 복원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본측의 냉대로 문 의장의 계획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문 의장은 전날 공개된 일본 아사히 신문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일왕 사죄' 발언을 3번째로 사과했다. 이는 일본 내 반발 여론을 잠재우면서 일본 정계와 물밑 접촉의 불씨를 이어가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문 의장은 올해 2월 외신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마음이 상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날 아사히는 전했다.
문 의장은 "위안부 문제는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으로부터 마음이 담긴 사죄의 말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측의 반응은 냉랭했다. 문 의장의 카운터파트이자 이날 G20 회의 내내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산토 아키코 일본 참의원 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문 의장의 지난 2월 발언을 문제 삼아 단독 회담을 거부하고 있다.
이와관련 문 의장 측은 "한일 양국의 여러 지인들로부터 현재의 여건상 방일 일정을 조정했으면 한다는 고언을 받았다"면서 일본에서 약속된 공식 일정만 소화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측은 순방단 규모도 최소인원으로 축소했다.
또 문 의장은 최근 한일 갈등의 핵심 현안이 된 강제동원(징용) 소송과 관련해 피해자와 한국 내 여론이 납득할만한 지원 법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의 반응을 살펴본 후 국회에 제출할지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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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은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송의 피고가 된 일본 기업 외에 한국 기업이 참가하고 한국 국민의 기부금도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라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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