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안 사면 바보" 발 디딜 틈 없었던 '대한민국 쓱데이'
신세계그룹 18개사 참여 대규모 할인
이마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인산인해
직원들도 "오늘은 안사면 손해" 권유도
2일 오후 이마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계산대 앞 모습. 이날 열린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로 고객들이 몰려 계산을 위해서는 20분을 넘게 대기해야 했었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아이고 아저씨 환장하겠네. 자꾸 묻거나 사진만 찍지 말고 빨리 이것부터 집어가요. 조금만 있음 물건 다 떨어진다니까."
지난 2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이마트 바나나 매대앞. 장선화(74ㆍ가명)씨는 카트에 1+1 행사를 진행하는 바나나를 담으며 주변 고객들에게 "싸도 너무 싸니까 빨리 사라"고 재촉했다. 장씨는 "방금 계란 파는 곳에 다녀왔는데 너무 싸서 더 사려고 하니까 인당 두 판 밖에 안 팔아 더 못 샀다"며 "아저씨(기자)도 질문만 하지 말고 물건 떨어질지 모르니까 빨리 사라"고 떠밀었다.
신세계그룹에서 단 하루 개최한 '대한민국 쓱데이'에 영등포가 들썩였다. 신세계의 18개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최대 할인행사다. 이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부츠, 일렉트로마트가 있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타임스퀘어를 찾은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할인 안내문을 바라보며 신세계의 대규모 할인 공세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가장 사람이 많았던 곳은 단연 이마트. 오후 2시쯤 방문한 이마트 매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계산대 앞에는 수십 명의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점원은 "계산대를 풀 가동하고 있지만 20분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50% 할인에 나선 한우 고기 매대는 불고기 거리가 이미 동이 난 상황이었다.
2일 오후 이마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라면 매대의 모습. 라면 한개보다 싼 한팩의 가격에 고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물건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원본보기 아이콘이마트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를 모르고 방문했다는 김민선(44ㆍ가명)씨는 라면 한 팩에 1260원(스낵면), 초코파이 한상자를 1000원에 판매하는 매대 앞에서 물건을 연신 집어들었다. 김씨는 "원래 다른 계획이 있어서 타임스퀘어에 왔다가 이마트에 사람이 많아서 들어와 봤다"며 "그런데 가격이 너무 싸서 오늘 장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서둘러 남편에게 쇼핑 카트를 찾아보라고 재촉했다.
찾는 고객들이 많고 담아가는 물건들이 많으니 매장의 직원들도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쇼핑하는 고객들만큼이나 많이 볼 수 있었던 풍경은 직원들이 큰 카트를 대동하고 쉴 새 없이 매대에 물건을 채우는 모습이었다. 칫솔 매대에서 만난 한 직원은 한 묶음 가격에 네 묶음을 주는 상품을 판촉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의 판매 전략은 일단 네 묶음을 고객의 품에 안기고 보는 것이다. 이 직원은 "가격을 들으면 손님들도 놀랜다"이라며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은 안 담아 가면 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식코너에서 만난 한 직원은 "여기서 꽤 오랫동안 일했지만 오늘 같이 할인을 많이 하는 날은 없었다"면서 "나도 퇴근하면 여기서 장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신세계백화점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백화점에서는 신세계가 진행하는 행사와 함께 브랜드별로 추가 할인이 들어가면서 쇼핑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
백화점에서 실시된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가 이마트와 다른 점은 가격 할인을 비롯해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있었다는 것이다. 아동코너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타요 헬륨 풍선'을 증정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었다. 9층 식당가의 한 식당은 '3명 방문 시 1명은 무료'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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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은 이번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가 하루 실시한다는 것에 큰 아쉬움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마트에서 만난 최정혜(65ㆍ가명)씨는 "이렇게 크게 할인하는 줄 알았으면 기다렸다 장을 봤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행사를 한다면 꼭 찾을 것"이라며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인 카트와 함께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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