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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힘 자랑 정치인의 ‘뒤집기 한판’…눈 뜨고 당한 천하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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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마산 국회의원 출마 이만기, 일주일 만에 공천 결과 뒤집혀…네 번의 공직도전 모두 실패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힘 자랑 정치인의 ‘뒤집기 한판’…눈 뜨고 당한 천하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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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욕설과 함께 주먹질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당무회의를 마치고 나온 H의원(사무총장은) 목과 가슴을 얻어맞았다. 공천에서 탈락한 K의원의 힘자랑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 지도부가 공천에 불만을 지닌 의원에게 얻어맞는 장면, 2000년 2월18일 한나라당의 공천심사 발표와 관련한 사건이다. 공천 탈락자 중 일부는 당을 향해 악담과 저주를 퍼붓기도 했고 “가만있지 않겠다”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형성되는 지역구 정치인일수록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K의원의 공천 탈락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천하장사’ 이만기의 원내 입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모래판에서 이만기의 인기는 경쟁자를 압도했다. 말 그대로 전국구 스타다. 그는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경남 마산 합포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 ‘2·18 공천자’의 명단에는 이만기라는 이름도 들어 있었다.

한나라당의 절대 강세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으니 국회의원 입성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한나라당 마산 합포 지역구 공천자 이름이 바뀌었다. 힘자랑의 주인공, K의원이었다. 씨름판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이만기는 예상하지 못한 ‘막판 뒤집기’에 당한 셈이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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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나라당은 공천 문제로 시끄러웠다. 당 지도부는 공천 파동을 잠재우고자 노력했고 일부 지역은 공천자가 교체됐다. 그중 하나가 이만기의 마산 합포 지역구였다. 정치 신인 이만기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다시 번복할 방법이 없었다.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했고 K의원에 맞설 인물을 뽑기 위한 단일화 과정이 진행됐다. 무소속 단일후보 선택된 인물은 다른 사람이었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마산 합포 유권자들은 K의원을 선택했다. 이만기의 제16대 국회 입성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한나라당 공천을 준비했던 이만기는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다. 경남 마산갑 지역구 열린우리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첫 공직선거 도전인 셈이다. 이만기는 한나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는 53.67%, 이만기 열린우리당 후보는 27.02%를 득표했다. 17대 총선은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달성한 선거였지만 마산의 한나라당 강세는 변함이 없었다.


이만기는 17대 총선을 끝으로 총선 도전의 꿈을 접을 것처럼 보였다. 모래판의 국민 영웅으로서 영역을 넓혔고 방송활동을 통해 새로운 영역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만기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남 김해시장 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고자 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밀렸다.


2004년에 이어 10년 만의 공직선거 도전이었지만 이번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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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의 마지막 공직선거 도전은 가장 최근 총선인 2016년 제20대 총선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경남 김해을에 출마했던 그는 34.4% 득표율에 머물렀다. 김해을 국회의원 당선자는 현재 경남도지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 김경수 후보는 62.3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만기의 공직선거 도전은 다시 이어질까. 그는 각종 방송을 통해 정치판에 다시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네 번의 공직선거 도전 모두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만약’은 없다지만 첫 공직선거 도전이었던 2000년 총선에서 ‘공천 뒤집기’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면 19년 전에 원내 입성의 꿈을 이뤘을지도 모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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