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단독]'年4%'가 뭐길래…産銀도 라임에 61억 물렸다

최종수정 2019.10.17 12:00 기사입력 2019.10.17 12:00

댓글쓰기

국책은행, 공적자금·증자 外 과감히 체질개선 도전했지만
금융권·금투업계 "리스크관리 좀 더 철저했어야" 지적

[단독]'年4%'가 뭐길래…産銀도 라임에 61억 물렸다




단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이 판매해 환매가 중단된 펀드는 지금까지 61억원으로 전체 환매중단 금액(8466억원)에서 비중이 크지 않지만 국책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을 무리하게 고객들에게 팔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라임운용의 사모사채 투자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코스닥 기업 메자닌에 투자한 '테티스 2호', 무역금융 펀드인 '글로벌 TF-1호' 등과 관련된 61억원을 환매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라임운용 사모채권펀드 업무 취급은 산업은행이 설립 65년 만에 처음으로 시도한 도전이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환매가 제한적인 사모폐쇄형 펀드를 판매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16년 이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등을 전혀 판매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신중하게 업무를 해왔다"며 "라임운용의 파생상품을 취급하게 된 것은 비록 위험등급이긴 하지만 연 4%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고 9개월만 기다리면 만기가 오기 때문에 해볼 만한 시도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004년에서 2016년까지 12년간 2조9354억원을 증자(8회)했다가 2017년 말 혁신성장 전담기관으로 뽑힌 상황이라 체질 개선을 해야 했다.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 성과 부진으로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수수료 수익 등을 위해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을 고객들에게 팔게 됐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환매가 중단된 61억원은 정부 신용을 바탕으로 조달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 같은 공적자금이 아니다"면서 "산업은행이 고객들에 상품을 판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의 라임운용 펀드 취급 건이 자본시장법, 산업은행법 상 위규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검사 및 조사를 할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도 법적으로 금융투자상품 위탁운용 업무를 할 수 있고, 2015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개인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 최소 금액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어든 뒤 고객이 늘어난 만큼 라임운용 취급 건은 단순 투자부진으로 판단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처럼 개인 수신 업무에 제한을 받고 사모채권상품에 전혀 돈을 운용할 수 없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라임운용 펀드 취급 건도 위규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도 불구 국책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라임운용은 운용자산(AUM)을 2016년 12월 4620억원에서 올 6월 5조6791억원으로 2년 반 만에 1129%나 불릴 정도로 공격적인 사모펀드 투자회사다. 운용사 직원 수, 평판 조회 같은 기본사항은 물론 자산 포트폴리오와 투자시장 동향 등을 철저히 검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이 라임운용의 내부통제 실력에 관한 자본시장의 공공연한 의심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책금융기관 고위관계자는 "자금의 성격이 공적자금이 아니고 연루된 금액이 펀드 전체 환매중단 요청액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비판받을 소지는 충분하다"며 "시중은행이나 증권사보다 리스크 관리를 잘했다고 보기 어렵고, 국책은행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판매를 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현상도 아니다. 좀 더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CIO)은 지난 14일 "성공적으로 딜 유동화, 매각됐을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40~50%, 내년 연말까지 약 70~80%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알렸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