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해상·배상 등 사라진 계약경쟁
"경쟁 촉진" 외친 금융당국만 무색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엎치락 뒤치락' 점유률 경쟁이 치열한 '인(人)보험' 시장과 달리 기업성 보험 시장 구조는 점차 고착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경쟁촉진에 나섰지만 계열사 몰아주기와 같은 관행구조를 깨기는 역부족이었다.
4일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2019 기업성보험 통계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내 기업성 보험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3조5318억원에 달했다. 2016년 3조3677억원에 이어 2017년 3조4898억원으로, 최근 3년새 5% 가량 꾸준한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성 보험이란 기업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회사가 자신이 보유한 건물이나 동산, 또는 선박이나 화물 등을 대상으로 가입하는 화재, 해상, 배상, 종합보험 등을 지칭한다.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 가운데 가계성 보험과 기업성 보험의 비중은 6:4를 차지한다.
기업성 보험 가운데 종합보험이 원수보험료 1조4615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배상 1조39억원, 해상 5908억원, 화재 2153억원, 기술 2600억원 순이다. 화재, 기술보험과 같은 전통적인 재물보험의 비중이 줄고 패키지식으로 보장하는 종합보험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다만 손보사별 시장점유율은 몇년째 변동이 없다. 삼성화재 는 시장점유율이 2016년 20.0%에서 2017년 20.3%, 2018년 19.9%를 기록하면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현대해상 과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도 시장점유율이 근소하게 변했을 뿐 순위변동은 없었다.
이들 '빅4'가 전체 시장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이들이 그룹 계열사의 보험 물건을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2016년 보험요율(가격) 자율화를 도입하는 등 기업성보험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보험료와 다양한 보험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미 확보한 위험평가 모델이나 상품개발 노하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보험사가 스스로 기업성 보험의 가격산출 및 언더라이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손해보험산업 혁신 발전방안 2단계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형 손보사들이 신규 기업성보험 확보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계약관계가 공고하다보니 신규 계약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당국에서 추진하는 정책도 이러한 시장을 바꾸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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