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금리 산정 기준 엄격"…대부협회 콘퍼런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실질 최고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현행 대부업법상 각종 수수료와 거래비용, 지연이자 등을 모두 법정 최고금리 산정에 집어넣는 포괄적 최고이자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순수하게 이자율만 놓고 최고금리를 따지는 해외보다 최고금리 산정 기준이 엄격하다는 것이다.
26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제주도 테디벨리리조트에서 개최한 ‘2019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대규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해외 주요 국가들이 명목적 최고 이자율 제도를 채택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포괄적 최고 이자율을 채택하고 있어 실질적인 최고 이자율이 명목 이자율(24%) 보다 낮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포괄적 최고 이자율 제도는 통상적인 이자에 부가적인 거래비용, 수수료, 지연이자(연체가산이자) 등을 모두 이자로 간주해 최고 이자율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대부업법 제8조제2항)”이라며 “최고 이자율과 관련한 포괄적 간주이자 규정과 단리환산 규정은 신용 취약계층의 소액 단기 급전 수요에 대한 자금 공급을 방해한다”고 했다.
그는 주요 해외 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거래 비용을 포괄적 이자로 간주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각종 거래비용과 수수료를 이자로 간주하지 않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거래비용 등을 이자로 간주하고 있으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행 간주이자 규정은 이자의 범주를 특정하지 않고 무한히 확장하는 개념으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적 추세에 맞게 우리나라도 각종 비용과 수수료 명세 총액에 대해 사업자 명시 의무를 이행한 경우엔 간주이자 적용 예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일 미만 초단기 대출 거래의 경우엔 최고금리를 적용하지 말자는 주장도 했다. 김 교수는 “저신용자의 급전 수요 대응과 불법사금융 이용 방지를 위해, 싱가포르와 같이 100일 미만 단기·소액대부의 경우 이자를 포함한 금융비용이 원금을 넘지 않도록 총비용규제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100일 이내로 100만원을 빌릴 경우 이자를 최대 100만원 미만까지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의미다.
최고금리 인하가 대부시장 수요와 공급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최고금리 인하 전후를 비교한 결과, 최고금리가 1%포인트 인하될 때마다 신규대출액은 7310억원, 신규 차주는 12만6000명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면 연 신규대출액은 약 3조원 감소하고, 대출 이용자는 약 50만명이 배제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대부업의 존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저신용자 배제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금리의 추가적인 인하를 자제하고 대부업체의 자금조달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공모사채 발행과 시중은행 대출이 원활해지면 이자비용율이 약 2%포인트 낮아져 저신용자 대출공급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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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보 대부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고금리가 24%로 추가 인하된 지난해부터는 대출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회사가 속출하는 등 신규대출이 40% 이상 급감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소액신용대출 회사의 침체가 심화될 경우, 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공급해온 대부금융의 순기능이 소멸돼 불법사금융 이용이 증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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