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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요? 솔직히 안 챙겨요" 다뉴브강 비극, 예견된 인재

최종수정 2019.05.31 10:14 기사입력 2019.05.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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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뿐만 아니라 안전불감증 있어"
"여행 일정 조정하면 일 꼬이고 환급도 해줘야"
"매우 안타깝지만 사실상 인재 아닐까요"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 30일 밤(현지시간) 추모객 등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놓아둔 촛불과 꽃이 사고 현장을 향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 30일 밤(현지시간) 추모객 등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놓아둔 촛불과 꽃이 사고 현장을 향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구명조끼요? 솔직히 안챙겨요, 아니 아예 고려하지 않아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단체여행객이 탑승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유럽 여행 현지 가이드 A 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구명조끼에 대한 인식은 여행 업계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가 인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람선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어느 정도 직감했습니다"라며 "유람선 야경으로 구명조끼 입고 찍는 분 몇분이나 될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구명조끼 안전수칙 등 여행사 측에서 일종의 권고나 설명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겠지만, 안전에 대해 관광객 분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이나 대수롭지 생각하지 않는게 문제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비가 잦아들며 경찰특공대 잠수요원(검정 수트)와 군 장병들이 수중 선체 및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비가 잦아들며 경찰특공대 잠수요원(검정 수트)와 군 장병들이 수중 선체 및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명조끼 착용에 대해서는 국내 여행 가이드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국내 여행 가이드 B 씨는 "보통 유람선 관광의 경우 사진을 찍기 때문에 조끼 착용을 잘 하지 않지만, 사실 국내 여행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이 악천후임에도 여행 일정이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모든 여행사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운영 일정을 바꾸거나 변경하면 위약금 등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면서 "아마 여행사 측에서 운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여행사들의 경우 일정 자체를 무리하게 구성해 운영하는 때도 있다"면서 "이런 일정을 조정하면 다른 일정까지 조정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행사가 일정 조정이나 취소를 하면 일부 금액을 환불 해줘야 하고 또 무엇보다 다음 관광객들과의 일정도 꼬여버린다"라고 토로했다.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사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사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번 유람선 투어를 진행한 '참좋은여행사'는 관광객들의 동의를 구했지만 궂은 날씨임에도 출발했다며, 모든 책임이 여행사에 있음을 시인했다.


여행사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행사를 통한 관광 시장 자체가 과도한 경쟁으로 무리한 일정을 계획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일정 자체를 수정하거나 취소하기 어려운 것이 이번 사고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이번 유람선 침몰 사고로 해당 여행을 담당한 '참좋은여행사'에 예약한 일정 취소 등을 묻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기준 해당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유럽 여행 일정 취소와 관련한 질문이 수십여 건이 넘게 올라왔다. 대부분 여행 취소를 문의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는 "취소 문의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취소를 도울 수 있게끔 조처를 하고 있다"라면서 "불안하신 상황 이해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다른 여행사에도 이번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구명조끼 비치 여부와 유람선의 승선 인원, 안전장치 등에 관한 것들이다.


한편 유람선 사고 사망자 7명 중 신원이 확인된 2명은 50대 여성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들은 모두 50대 여성"이라며 "모두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망자들은 여권이나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DNA나 지문을 감식할 수 있는 수사 인력을 현지로 보내 신원을 조사할 방침이다.


31일 오전 10시 기준 실종자는 19명으로 추가 구조자는 없다. 구조자 7명 중 4명은 퇴원했고 3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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