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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원칙·상식 통하는 세상 왔으면" 참배객 몰린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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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조성된 대통령 묘역. (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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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경남김해) 원다라 기자] ] "내일이면 오도 못해!"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미리 참배하려는 방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좁다란 왕복 1차선 도로 한편은 단체 참배객이 타고온 버스, 승용차들로 가득 메워졌다. 5살 늦둥이 딸을 데리고 봉하마을을 찾았다는 장모(60대)씨는 "10주기인 만큼 추도식 당일은 사람들이 너무 몰릴 것 같아 딸을 데리고 미리 왔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양모씨는 "내일은 사람이 많아 들어오지도 못할 것 같아 하루 영업을 쉬고 미리 왔다"고 했다.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 참배객들이 놓고 간 흰 국화가 쌓여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 참배객들이 놓고 간 흰 국화가 쌓여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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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묘역에는 참배객들이 한 송이씩 두고 간 흰 국화가 수북이 쌓였다. 광주에서 아내와 함께 왔다는 장기종(71세)씨는 국화를 내려놓은 뒤 "돌아가신 날에도 왔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왔다는 김향수(52세)씨는 "지금 같으면 지켜드릴수 있었을것 같다"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5번째 봉하마을을 찾았다는 60대 김모씨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다 살아있다. 울적하다"면서 말끝을 흐렸다. 묘역 바닥에는 "나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 "당신은 모든국민의 마음속에" , "사랑합니다 바보 대통령" 등 시민들이 조성한 돌판들이 빼곡히 들어서있었다.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들이 부엉이 바위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사진=원다라 기자)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들이 부엉이 바위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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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을 막기위한 접근방지 펜스가 설치됐지만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도 참배객들이 이어졌다. 매년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는 50대 김모씨는 "펜스가 설치되기 전에는 담배 한 대 태우시라면서 놓아드렸다 가져가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추도식 전날 사람들이 길에서 다 같이 막걸리를 나눠먹고, 토론도 하곤 했었는데 그런 문화가 사라져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규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공전중인 국회ㆍ정치 상황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50대 김모씨는 '정치가 달라진게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왜 안달라졌나,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70대 최모씨도 "노 전 대통령이 역사속에 살아있기는 하지만 민주주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죽은 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들이 대통령 생가 앞 노무현 전 대통령 실물크기 입간판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원다라 기자)

2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들이 대통령 생가 앞 노무현 전 대통령 실물크기 입간판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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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 하루 전날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참배객들의 '봉하마을 인증샷'이 쇄도했다. 참배객들은 마을 곳곳에서 노란색 바람개비를 하늘을 향해 든 사진, 대통령 생가 앞 실물 크기의 노 전 대통령 입간판 옆에 서서 찍은 사진들을 찍으며 봉하마을 방문을 기념했다. 6, 8세 자녀와 함께 왔다는 40대 안모씨는 "아이들은 왜 이곳에 오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매년 봉하마을에 왔었다는 기억을 할 수 있도록 매년 같은 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면서 "아이들이 자랐을때에는 노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도식에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정치권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하는데다 10주기인 만큼 예년보다 많은 5000여명의 참배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 유지를 위해 마을 곳곳에 배치된 경찰, 경호 인력들도 눈에 띠었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도 8시께 어둠이 내릴때까지 곳곳에서 참배객들을 안내했다. 한편 23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추도식은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추도하는 분위기였다면 추도식 음악, 영상, 메시지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미래에 대해 나누는 추도식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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