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윤 수습기자] 필리핀과 캐나다의 '쓰레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수출했던 쓰레기를 회수해가지 않고 있는 캐나다에 반발해 16일 주캐나다 필리핀 대사와 영사들을 본국으로 소환키로 했다. 필리핀 정부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캐나다는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어서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가 5월15일이라는 (쓰레기 회수의)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다"며 캐나다 정부가 쓰레기를 가져갈 때까지 대사 소환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와 같은 조치는 캐나다 정부가 필리핀 세관당국과의 회담에 등장하지 않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치는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민간 기업 크로닉 인코퍼레이티드가 재활용 플라스틱이라며 필리핀 마닐라에 들여온 쓰레기를 캐나다 정부가 회수해가지 않아 이뤄졌다. 이 회사가 들여온 컨테이너에는 기저귀, 가정 쓰레기 등이 가득차 있었다는 것이 필리핀 정부의 주장이다. 컨테이너는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리핀이 대사까지 불러들이면서 쓰레기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악화되고 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쓰레기 전쟁까지 선포한 상황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연설에서 "우리는 쓰레기 처리장, 청소부가 아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지난달 23일에도 필리핀 재무부에 쓰레기를 캐나다로 보낼 선박을 준비하라고 명령하고 필리핀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5월15일까지 쓰레기를 처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록신 장관 역시 캐나다를 향한 경고장을 날렸다. 록신 장관은 "대통령이 쓰레기 때문에 캐나다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라면 이는 상징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전쟁을) 진지하게 고려중이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원 역시 두테르테 정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비센테 소토 3세 상원의장은 "그(록신 장관)에게는 대사를 불러들일 권리가 있다"면서 "이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사 소환과 함께 쓰레기 수입업체와 하물 인수자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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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필리핀 캐나다 대사관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주에 캐나다 정부가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비용을 대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필리핀 정부의 이번 대사 소환이 캐나다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정윤 수습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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