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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도 남성성 논의 페미니즘 공격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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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 재논의, 청년과 남성에 대한 위협 아냐
고정관념 벗어나 자유 찾고 존엄한 삶 위한 것
성평등, 피해자 아닌 남성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육아 얼마나 힘든지 모든 남성들 겪어봐야

스웨덴의 페미니즘 단체 맨(M?N)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샤하브 아마디안이 지난 26일 열린 'NORDtalks'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주한덴마크대사관)

스웨덴의 페미니즘 단체 맨(M?N)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샤하브 아마디안이 지난 26일 열린 'NORDtalks'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주한덴마크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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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스웨덴에서도 5년 전 만해도 남성성에 대해 논하면 협박 이메일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왜 여자의 문제인데 남자가 끼어드느냐는 페미니스트들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많은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페미니즘 단체 맨(M?N)의 프로젝트 매니저 샤하브 아마디안은 28일 아시아경제 서면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 26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두 번째 'NORDtalks(노드토크)' 연사로 참가한 아마디안은 '남성성 재정의, 좋은 남자 되기'에 대해 연설했다.


아마디안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은 남성이 주축이 된 스웨덴의 페미니즘 단체다. 1993년 처음 시작된 단체는 현재 회원 수가 1500명에 이른다. 5년 전부터는 남성이 참여하는 페미니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맨 외에도 5~6개 단체가 남성성을 다룬다고 한다.


아마디안은 "남성성을 다시 정의하는 작업은 청년과 남성에 대한 위협이 아니다"라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고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남성성에 대한 논의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아마디안은 "5년 전만 해도 협박 이메일을 받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많은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성 평등한 국가로 여겨지는 스웨덴에서도 가부장제를 벗어나고 남성성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지난해 발표한 '젠더(성) 격차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49개국 중 115위를 기록했다. 1위 국가는 아이슬란드였으며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순이었다.


국내에서도 남성성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9 변화하는 남성성을 분석한다' 세미나에서 마경희 정책연구실 실장은 "한국 남성 40~50대는 전통적 남성성이 지배적이지만 청년층은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남성성이 경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마 실장은 "20대 미혼 남성은 취업이 안 되면 일 잘하는 커리어 우먼을 만나 '취가'하겠다거나 30대의 경우 버티는 사람이 승자가 되기는 하지만 그런 건 부질없다고 생각하는 남성들도 있어 전통적 남성성인 가족 구성에 따른 책임, 강한 남자, 성공 추구 성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연구에 따르면 20~30대는 페미니즘에는 오히려 부정적이었다. 20대의 60~70%, 30대의 50~60%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마디안은 "세계는 남성의 시각으로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남성)는 남성을 위해 가부장제를 만들었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남성을 우위에 두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아마디안이 말하는 가부장제는 남자답게 강하게 행동하는 것이 칭찬 받고 여성스러운 태도와 약한 것을 결부 시키는 것이다.


가부장제 속에서 '좋은 남자'가 되기란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마디안은 "간혹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남성 그룹이 지지하는 행동이라면 나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그러나 좋은 남자 이미지는 결국 구조적으로 꾸며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안은 "성평등을 이루려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지양하고 남성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본업이라고 말하는 아마디안은 "육아 휴직을 가져보기 전에는 육아가 그렇게 필요한 지 몰랐다"며 "너무 힘들어서 직장에 복귀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육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든 남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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