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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호랑이' 오명 벗은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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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표로 캐스팅보트 역할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계기
영향력 강화 우려 목소리도

'종이호랑이' 오명 벗은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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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막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위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와 국민연금에 따르면 이날 조 회장의 연임안 부결은 대한항공 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게 주효했다. 우호 지분이 33.35%에 불과한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33% 이상의 지분이 더 필요했지만,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이 '반대'로 돌아서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박탈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도 번번이 표 대결에서 패해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지우지 못했다. 지난해에만 주총 안건 539건에 반대표를 던졌는데 실제로 부결된 안건은 겨우 5건에 그쳤다. 올해 역시 현대건설, 기아차, 효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총에서 이사나 감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모두 회사안대로 통과됐다.


이를 의식한듯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전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 회의에서는 주주권행사 분과위원 9명의 의견이 팽팽히 맞선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자 책임투자분과 위원(5명)까지 참여하는 전체위원회를 열어 표결로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분과위원회가 전체 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전체 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돼 있다.


전체회의 참석을 통보받은 책임투자분과 위원 5명 중 2명이 추가로 참석했고, 나머지 3명은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에 따라 전체 회의에 참석한 총 11명 위원 중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배제된 한 위원을 제외하고 10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 중 6명이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 2명은 찬성, 나머지 2명은 기권ㆍ중립 의견을 내면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내세운 의결권 행사 방향이 관철되면서 앞으로 기업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오는 29일 주총이 열리는 동아에스티 , 휴맥스 , 호전실업, 덕산하이메탈, HDC아이콘트롤스, KT&G , 대창단조, 현대지에프홀딩스 , KCC,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10곳에 대해서도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기업이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논란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그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도 부결되는 비율은 낮았는데, 사전공시를 통해 찬반의 이유를 명확하게 알리면 실효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주주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위탁운용사나 다른 투자자들이 독립적 결정을 못하고 국민연금의 의견을 따라가 시장이 왜곡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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