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서 남·북·미 참가 1.5트랙 추진하다 중단
北 참가 의사 없어 무기 연기
스티븐 비건, 이도훈 유럽 방문도 연관 가능성
스웨덴 외곽의 휴양시설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한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독일에서 북한을 포함한 반관반민 형식의 '다자(多者) 1.5 트랙' 협의가 추진되다 막판에 중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이달 말께를 목표로 한반도 문제 등을 주제로 한 1.5 트랙 협의가 추진됐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과 함부르크의 일부 대학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고, 독일 외무부가 관여했지만 북한 측이 참석 의사를 알려오지 않아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는 것이다. 참석 대상은 남북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관련 6개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몽골을 포함한 총 10개국이었다.
북한이 불참한 것은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ㆍ미 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1.5 트랙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여해 숙식을 같이하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입장을 조율한 바 있다. 당시 1.5 트랙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방미해 북ㆍ미 간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직후에 열렸다.
우리 정부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한국시간) 북ㆍ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으로 1.5 트랙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 외교부는 아이디어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와 관련, 마침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이 같은 시기에 나란히 유럽으로 향한 것도 당초 이 같은 1.5 트랙 대화가 예정돼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건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측과 만나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번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참가국들의 반응은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지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날 회동 후 영국 외무부는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독일 측도 북한이 CVID를 위한 외교적 과정에 확실하게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선(先)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런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도 나왔다. 독일 외무부 측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CVID를 향한 구체적이고 상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4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와 주요 유엔 주재 각국 대표들과 만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이행 노력 등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의 행보는 북ㆍ미 협상에 대한 동맹국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마침 방문 일정도 이 본부장이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파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유럽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강경한 입장인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대북 제재에 대한 단속을 했다면 우리 정부의 남북 경협 추진 의사 등에 대해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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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도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만나 한ㆍ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20일에는 벨기에에 도착해 28개 유럽연합(EU) 대사들로 구성된 정치안보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주요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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