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 경제지표가 실망감을 안기면서 지난해 6.6% 성장에 그친 중국 경제가 올해 더 우울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월 산업생산 증가율 17년래 최저=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5.3%에 그쳐 2002년 이후 17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은 시기가 유동적인 춘제(春節ㆍ음력 설 연휴) 기간의 영향을 고려해 다른 달과는 달리 1∼2월 경기지표를 묶어서 한꺼번에 발표한다.
경기 활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1∼2월 8.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15년 만에 최저치인 8.1%를 기록하고 나서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업률도 높아졌다. 중국의 전국 도시 실업률은 2월 말 기준 5.3%로 직전 통계가 나온 작년 12월 4.9%보다 0.4%p 높아졌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1∼2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8월 5.3%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있는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나서 점진적인 회복 추세다.
실망스런 연초 경제지표는 중국이 지난해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 성장을 한뒤 올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낮은 6~6.5% 로 설정한 상황이다.
◆채무불이행 급증…"올해 경제 더 어려워"=무역전쟁 등의 이유로 경제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이 급증하고 있으며 납품대금도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보험 전문기업 코파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로 낮아졌던 지난해 기업 채권 디폴트 규모는 네배로 늘어난 160억달러에 달했으며 건수로는 세배로 증가한 119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납품 대금을 제때 못 받는 기업들도 수두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62%가 납품대금 지연을 경험했다. 납품 대금을 받는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10일 늘어난 86일로 집계됐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 절반 이상의 회사들이 총매출액의 2%에 해당하는 납품대금을 위해 6개월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례를 보면 납품대금을 오랫동안 지연하는 기업의 80%는 결국 그 돈을 갚지 못한다"며 "그 규모가 매출액의 2%를 넘어가게 되면 기업은 현금 흐름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CMP는 이러한 숫자들이 올해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심각한 침체를 겪는 건설업과 자동차 산업에서는 납품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각각 106일, 105일에 달하며 중국 내 투자와 소비 둔화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기업의 올해 경기 전망도 암울하다. 코파스가 조사한 기업의 59%는 올해 성장이 전년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성장 둔화를 전망한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성장 둔화를 전망한 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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